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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 살았다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by 명랑처자



참 오래 살았다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그리는 나의 세상은 이렇게 길지 않았다

그렇다고 엄청 짧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오래 살고 있다



늘 오래 살고 싶진 않았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기에는 내 곁에 어른이 없었고

그렇다고 막상 웃는 아이가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생뚱맞았다

그러다 보니 어른이 되었어도 혼자 있을 때는 늘 웃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밝은 걸 좋아한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주변인들에게 그런 모습만 보여줬다

다들 밝은 나를 좋아하니까 말이다

때론 진짜 밝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제 진짜 나를 보여주니까 마음이 편안하고

이젠 연기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하루를 사니까 마냥 좋다

어쩌면 이제야 앞으로의 인생이 기대되기도 하니까

아주아주 조금이라도 더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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