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40,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몇달 전 퇴사를 고민하며 흔적을 남기고 싶어 ‘퇴사일기’를 여기 적었다.
그리고 나는 퇴사를 했다. 퇴사를 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학업과정에 등록했다. 수업시간은 야간이었다. 수업은 모두 오프라인 강의. 공부하며 마냥 놀 수 없었다. 새로운 직장에 취업해 공부와 병행하기는 시간 상 불가능했다. 나는 알바를 하기로 결정했다.
“주경야독, 나도 한번 해보자”
알바를 찾기위해 구인 사이트를 뒤적였다. 그러나 이내 알바 구하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단 공부랑 병행해야하기 때문에 풀타임 알바는 제외했다. 여기에 야간에 수업을 들어야하기 때문에 저녁까지 해야하는 알바도 제외.
그렇게 제외하고 나니 할 수 있는 알바는 편의점, 까페, 배달업체가 운영하는 마트 알바이다. 편의점, 까페는 성별무관 나이무관이라고 적혀있으나 실상 20대를 선호했다. 배달업체가 운영하는 마트 알바는 육체 피로가 심해서 공부랑 함께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눈에 띈 알바가 있으니! 바로 공유오피스 청소 알바와 기업 사옥 탕비실에 스낵과 음료를 진열하는 알바였다. 두 알바 모두 아침 7시에 시작하여 12시에 마치는 일정이었다.
한가지 걸리는 것은, 만약 알바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출근거리를 감안하면 새벽 5시에 기상해야한다는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아침형 인간이 되어보자. 아침에 일하면 오후와 저녁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5시간 근무면 빡세지 않을 것이다.”
나름 계산기를 두드리니, 이보다 좋은 알바는 없어보였다. 바로 지원을 했다. 왠지 20-30대가 아침부터 시작하는 알바를 지원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연락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아.. 이 또한 나이에서 밀리나.. ”
체념한 뒤 다른 알바자리를 수소문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는데, 회사 탕비실에 스낵을 제공하는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보자고 했다.
면접을 본 사람은 알바를 관리하는 팀장이었다. 나이는 비슷하거나 어려보였다. 내가 알바 지원한 업체 자체가 스타트 기업이기 때문에 연령이 어릴 것은 예상했다.
면접을 보기 전 지원한 업체가 구체적으로 하는 사업, 창립 연도, 창립 배경, 매출 규모, 직원 규모 등등을 검색했다. 알바 면접에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 알바는 그저 당일 현장가서 주어진 일을 하면 된다.
사전 검색은 순전히 내 성격 탓이고, 그래도 나이가 있으니 면접 때 사회 연륜을 뽑내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다 나도 꼰대 마인드다.
팀장은 매너가 좋았다. 나에게 업체가 하는 일에 물어보았고 사전 검색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간단하게읊었다. 매너 좋은 팀장은 신기해했고 나는 뿌뜻했다.
“이게 뭐라고”
간단하게 이것저것 물어본 뒤 면접은 끝났다. 며칠 뒤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2-3일 뒤 연락이 왔다. 같이 일하자고 했다. 순간 선택되었다는 느낌에 기뻤다. 인사담당자는 채용관련 서류에 필요한 신분증, 등본등을 메일로 보내달라고했다.
바로 보냈고 그렇게 나이 40에 알바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