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널브랜딩의 철학이 담겨있는 독서토론을 하려면
모 외국계 기업의 HiPO (High Potential, 핵심인재)들과 함께 '그래서, 인터널브랜딩' 책으로 독서 토론을 준비 중이다.
인터널브랜딩 책이 출간된 지 이제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생각해 보니 책의 내용으로 특강이나 워크숍은 여러 차례 진행을 했었지만, (주로 책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조직문화와 실무적 차원의 Practice를 이야기했었다) 책 내용을 온전히 곱씹으며 문장에서 파생된 생각과 질문을 나누는 독서 토론을 해본 적은 없었다.
3시간 정도 진행될 이번 독서 토론 세션에서는 나의 역할은 최소화하되, 참가자들의 생각과 의견이 적극적으로 교환되고 서로가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던 질문에 대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흐름을 구조화하고 필요한 질문 더미를 만들었다.
3시간 정도 진행될 이번 세션은 대략 이렇게 구성했다.
Open Talk (30분) : 질문 카드를 활용한 Ice Breaking / 유의미한 질문을 통한 생각 일깨우기
Dialogue 1(60분 / 생각과 의견 나누기) : 개인 차원의 생각과 경험 나누기
Dialogue 2 (60분 / 한 걸음 더 들어가기) : 조직과 삶 차원의 생각과 발견, 적용점 나누기
Reflection (30분 / 배움과 결심 나누기) : 오늘 대화에서의 배움과 깨달음 나누기
전체적으로는 [나-우리-다시]라는 키워드의 흐름으로 Talk를 진행할 예정이다. Facilitator 로서 세션 시작 시 참가자들의 반응과 컨디션을 점검하고, 간단한 그룹 활동으로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그들끼리 자유로운 질문과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만약을 위해, 더 풍성하고 의미 있는 대화로 연결시켜줄 질문 거리도 준비했다.
진행의 구성은 개인 차원과 조직과 삶 차원으로 나누었지만, 실제 참가자들의 대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면 굳이 구분과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개인-조직-삶 차원의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 대화의 시작과 생각을 확장시켜줄 질문 더미들을 준비해 보았다. 예를 들면-
# '나'와 관련된 질문들
지금 나의 전문성을 스스로 점수로 환산한다면? 전문성이 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인가요? 전문성을 쌓기 위해 내가 꾸준하게 노력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브랜드가 되기 위한 조건은 '익숙함에서의 일탈'입니다. 나는 현재 익숙함에서 일탈하고 있나요? 현재, 나의 <익숙함과 일탈>에 대해서 나누어봅시다.
# '우리'와 관련된 질문들
OOO스러운 것은 어떤 스타일/특성을 가지고 있나요? 그것은 현재 회사가 추구하는 OOO 다움과 어떠한 차이가 있나요?
개인이 성숙해지는 과정과 조직이 성숙해지는 과정은 어떻게 닮아있나요? 성숙해진 상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조직과 구성원들 간의 바람직한 관계 맺음은 어떠한 모습일까요?
이와 같은 질문들을 나누며, 성장을 지향하는 깊이 있는 수다를 나누어보려고 한다.
독서 토론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참가자 들 간의 '대화의 질(quality)'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같은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 간의 관계라면 평소 너무 진지하게 느껴지거나 혹은 다소 불편하고 어려운 주제라고 느껴져서 나눌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너무 무겁지 않게 -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 않게, 동시에 건강하고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 그 현장과 맥락을 함께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어쩌면 독서 토론은 몇 시간 내에 바람직한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참가자들이 주고받는 대화의 수준에서 성숙함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사실 이건 독서 토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워크숍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북클럽/독서 토론은 건강하고 성숙한 대화의 여정을 함께 경험한 사람들이 더 끈끈한 연대를 형성하는 활동이다. 오고 가는 대화와 넘나드는 생각 속에서 각자 자신을 둘러쌓고 있던 모호함이 조금 더 명확함으로 바뀌고 어렵게 느껴지던 제약과 한계에 맞닥뜨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이 독서 토론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동시에 약간의 용기를 얻게 된다면 -
정말 그렇게 된다면, '인터널브랜딩 다운' 독서토론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