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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Mar 16. 2023

새로운 환경에서 성과를 만든다는 것

전문성과 탁월성, <일하는 마음> 

일반적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무엇인가를 개선해 나가며 성과를 만든다는 것은 다음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1. 현상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면밀히 관찰하기

2. 관찰을 통해 중요한 관행과 습관, 패턴 발견하기

3. 특정한 관행과 습관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와 영향력 파악하기

4. 관행/습관 → 결과/영향력 사이에서 진짜 원인/문제 발견하기

5. 조직의 소통 방식과 협업 방식, 리더의 가치/성향 등을 고려해 솔루션 제시하기 

6. 이해관계자에게 문제의 배경을 공유하며 해결 방향과 접근 방식 align 하기 

7. 빠른 실행을 통해 작은 성공 경험하기, 이를 통해 스폰서(sponsor)를 확보하기 

8. 더 많은 스폰서와 성공 경험을 공유하며 연대를 단단히 다지고, 변화의 범위 확장하기  


각각의 과정이 모두 쉽지 않지만, 이 중에서 가장 고민이 많이 필요하고 에너지가 소모되는 과정은 4번 과정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 문제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언어적으로 문제를 정의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성공 경험을 보여주기 전까지 하나의 가설일 뿐, 나의 동료나 리더의 생각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임계치도 각자 다르고 복잡한 매듭을 풀기 위해 어느 곳을 먼저 건드릴지에 대한 판단도 서로 다르기에, 현실에서의 불편함을 '정의된 문제'로 바꾸고 이해관계자의 공감을 얻어내기란 참 지난한 일이다. 



불편한 것을 나눌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는 불편한 것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무감해지도록 자신을 설득해야 했다. 불편함을 의식하고 곱씹고 '정의된 문제'로 바꾸는 일에는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에 더해 불편함을 '정의된 문제'로 언어화하고 나면, 이후에도 그 문제가 머릿속에 남아 뇌의 일정 용량을 사부작사부작 소진시킨다.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면 지쳐 나가떨어지는 쪽은 내가 될 게 분명하다. 이런 경험을 몇 차례 겪고 나면, 아예 불편함이 없는 듯 사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불편함을 나눌 수 있고, 머리를 맞대어 불편함을 해결할 방법을 함께 고민할 사람이 있다면, 상황은 완전 달라진다. 에너지를 소모할 가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 제현주, <일하는 마음> 中


제현주님의 이야기대로 일을 하며 두려운 것은 에너지를 쓰는 것 자체가 아니다. 쓸모없이 에너지가 소진될 것이 두려운 것이다. 에너지를 써서 앞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보이면 기꺼이 에너지를 쓸 수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태도에서 나아갈 가능성을 본다. 매일같이 치열하게 일하며 동시에 자신의 존재 가치와 기여감을 고민하는 구성원들의 모습에서 가능성을 본다. 섣부른 편견과 강요 없이 서로 안전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리더들의 존재에서 가능성을 본다. 


'전문성이 있다'라는 이야기 보다 '탁월하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적어도 나의 일에서는,  전문성은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하지만, 탁월함은 한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하지 않나 싶다. '하나의 문제가 구체적인 질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늘 사람을 통해서'라는 말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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