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되면 다시 찾게 되는 몇 권의 책이 있다. 그중에 한 권은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자신의 마음과 삶의 질서를 고민하는 누구나 (이왕에 크리스천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용인에서 용산까지 지하철 여행을 하며 이 책을 읽다가 기억에도 희미한, 휘갈겨 쓴 기록을 발견했다.
결혼하기 전에 이 책을 처음 접했으니 어쩌면 10년도 지났을 메모일 텐데..12/21, 월과 일은 기록되어 있었지만 아쉽게도 연도는 적혀있지 않았다.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것은 어쩌면 '광야'의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 아닐까. 자신의 내면을 정리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앞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광야를 경험하는 것이 아닐까. 여행은 어쩌면 '계획된 광야'다. 인생의 광야는 예측이 어렵고 불확실하며 언제 이 여정이 끝날지 모른다. 하지만 계획된 광야에서 우리는 여행의 의도와 목적 아래 대체로 예측할 수 있으며 여정이 언제 끝날지도 알고 있다. 이 구조화된 여정에서 우리는 되도록 우리 내면의 질서를 잡고자 기꺼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무슨 생각으로 당시에 이런 생각을 기록해놨는지 도무지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써놓았지만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 메모를 만나게 되니, 모처럼의 여행의 준비가 조금 더 설레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