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일하고 기여하길 원하는가?
요즘 종종, 제미나이와 내가 하는 일을 브랜딩 관점으로 정리하기 위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일하는 것이 좀 더 나답게 일하는 것인지, 내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그 가치가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그래서 나는 어떻게 기여하기를 원하는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데, 그저 답변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 후 추가 질문까지 해주는 인공지능 덕분에 내 사고도 좀 더 확장되고 구체화되고 있다.
며칠 전 대화에서 제미나이는 내가 생각하는 자기다움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나는 자기다움은 '몇 달 후 죽는다고 했을 때 오늘 내가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것'이며 '특정한 공간에 나 혼자 있어도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그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이 모여 '서로의 역할을 긴밀하게 조율하고 서로의 미션이 수행되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때', 그리고 '함께 공통의 가치에 기반한 행동을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하게 되면' 비로소 진정한 우리다움을 경험하게 된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제미나이는 내게 이렇게 추가로 질문을 던졌다.
"공동체에 모인 개인들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일관성 있게 지켜냈으면 하는 작고 구체적인 행동 약속(Ground Rule)'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 질문을 받고 생각해 보니, HRD/OD/인터널브랜딩 담당자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항상 조직에서 제시된 (주로 경영진/리더 그룹이 생각하는) 핵심가치나 일하는 방식을 전파하고 내재화 하는데 고민을 했지, 내 개인 차원에서 나는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 내가 일할 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은 어떤 모습인지, 내가 가장 나답게 일한다고 생각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제대로 정리해 본 적이 없었다. 팀 단위를 이끄는 리더 역할을 맡기도 했지만, 팀 안에서 몇 가지 협업 프로토콜을 만들고 리추얼을 만드는 수준이었을 뿐, 명확하게 팀 내에서 리더로서 구체적인 일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이것이 팀 안에서 지속적으로 작동되도록 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미나이의 물음에 지금까지 조직 안에서 일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며, 직관적으로 아래와 같이 나만의 일하는 방식,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하는 방식을 작성해 보았다. (순서는 의미가 없으며, 그저 떠오르는 순서대로 작성하였다)
1. 진짜 문제의 본질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데에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발견하고 정의한다.
2.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우리의 가치와도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늘 생각한다.
3. 나의 강점은 동료의 취약점을 지원하고 도와주기 위함이다.
4. 나의 취약점은 동료의 강점으로 커버되는 것을 믿고 도움을 구한다.
5. 배경과 맥락, 문제정의는 중요하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빠른 실행을 통해 내가 내린 문제 정의가 제대로 정의되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6. 하나의 사건과 경험으로 타인을 평가하고 판단하지 않는다. 타인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수용의 대상이다.
7. 자율은 스스로의 규율이며 모두가 함께 약속한 공통의 가치 안에서의 규율이다. 공통의 가치를 벗어난 자율은 인정되지 않는다.
8. 나의 시간 못지않게 타인의 시간도 중요하다. 모두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한다.
9. 타인의 결핍과 부족함은 '상태'이다. 상태는 곧 지금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얼마든지 좋아지고 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10. 지속적으로 성찰의 습관을 갖는다. 문제의 원인을 먼저 나에게서 찾으며 나의 성찰을 동료와 나눈다.
11. 동료가 나누어 준 성찰은 나의 좋은 성장의 재료다.
적어놓고 다시 곱씹어 보니 (내가 보기엔) 꽤 마음에 든다.
위 내용들에는 지금까지 조직 생활 경험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과 결핍, 욕구,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등이 다 담겨있다.
위와 같이 정리해서 제미나이에게 보여주니, 제미나이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 항목으로 깔끔하게 카테고라이징 하여 정리해 주었다.
# [관계의 문해력] : 기질의 한계를 넘는 '취약성의 연대'
- 강점과 취약점 재정의
- 평가가 아닌 수용
- 결핍을 대하는 시선
- 시간의 존중
# [문제 해결의 문해력] : 보이지 않는 맥락을 읽고 증명하기
- 본질 탐구
- 실행을 통한 검증
# [규율과 성장의 문해력] : 나침반을 맞추고 함께 걷기
- 자율의 재정의
- 가치의 연결
- 성찰의 선순환
그런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놓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일하는 장면에서는 위의 11가지처럼 좀 길더라도 행동지침을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 놓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위의 내용 중, 현재 나(개인) 혹은 우리 조직에 가장 필요한 지침은 무엇인가? 현재 가지고 있는 조직문화/일하는 방식 코드와 상대적으로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떤 항목인가? 우리 조직에서 가지고 있는 일과 사람에 대한 가정과 가장 비슷한 것 혹은 거리가 먼 것은 어떤 항목인가?
위와 같은 코드를 지향하는 조직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현재 조직문화의 결과 수준은 차치하더라도 계속해서 자신들의 일하는 방식을 점검하고 성찰하며 '이것이 맞는가?', '이 방식이 과연 우리다운 방식인가?'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조직을 만나면 언제라도 기꺼이 함께 뛰어들어 도와주고 싶다.
혹, 위와 같이 일하는 방식에 관심이 있거나 만들고 싶은 조직이 있다면 편하게 댓글이나 DM을 보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