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브랜딩인가HR인가 Dec 01. 2020

원티드(Wanted)조직문화 컨퍼런스에서 못다한 이야기

폴더 속에 저장되어 있었던 랩업 패널 토론 세션 사전 Q&A 공유 

원티드(Wanted)컨퍼런스, <조직문화가 지배한다>에 연사로 참여하였다. 


https://www.wanted.co.kr/events/wantedcon13


각 연사들은 두 개의 세션에 참여하게 되는데, 나는 트렌드 세션 안에서 '조직문화, 안에서부터 시작되는 브랜딩'이라는 주제로 개인 세션을 진행하였고, 컨퍼런스의 내용을 정리하는 랩업(Wrap-Up) 세션에 패널로 참여하였다. 


이번 랩업 세션은 조금 더 특별했다. 이미 조직문화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성준 교수님과 함께 음악산업 평론가로 활동 중이신 차우진 평론가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K-POP 문화를 관찰하고 해석하는 차우진 평론가님과의 대화는 우리가 조직 안에서 다루는 문화와 대중문화가 그 결이 다른 것 같지만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마 원티드 측에서 정해준 시간이 없었더라면 하루, 이틀은 계속해서 함께 떠들 수 있었을 듯. 덕분에 사전에 논의한 질문과 답변은 온데간데없이, 김성준 교수님의 유연한(?) 질문과 진행에 발을 맞추어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즉석에서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갔다.  




원티드 조직문화 컨퍼런스 영상 시청 이후, 혹시나 추가적인 궁금증이나 아쉬움을 가질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던 패널 토론의 Q&A 내용을 블로그에 옮겨 공유해본다. 


참고로, 질문은 김성준 교수님이 준비해 주셨고, 답변은 내가 작성한 내용들이다. (김성준이 묻고, 최지훈이 답하다 - 라고 할까ㅎ) 







1. 이번 패널 토론은 흥미롭습니다. 차우진님은 음악 평론가이시고, 최지훈님은 기업에서 인터널 브랜딩으로 조직문화를 바라보는 분입니다. 그래서 두 분의 교집합을 어디서 찾으면 좋을지 고민인데요. 일단 코로나가 두 분에게 미친 영향을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차우진님은 이전에 스타트업에도 계셨죠. 그때 코로나가 준 영향을 소개해 주셔도 좋겠고, 긱이코노미의 선두주자로서 최근의 경험과 단상도 소개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최지훈님은 조직문화 및 개발 담당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팬데믹 시대에 가장 크게 변한 것은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근무 환경인 것 같습니다. 조직 내 구성원들이 각자 다른 시간에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팬데믹에 대응하여 Virtual Training 환경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표면적인 대응 방식은 언제, 어디서든 소통과 학습이 가능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지만, 저는 조직문화 차원에서 더 본질적인 방향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근무환경에서 일을 하면서도 공동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조직에서 진행하는,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 조직문화 개발 세션에서 다루는 주요 내용 중 핵심적인 내용이 ‘팀의 재정의’ 입니다. 소속이 같거나 같은 리더를 공유하고 있는 집단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미션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집단이 팀이라는 것이죠.


물론, 교육 방식이나 형태의 변화도 코로나가 가져다준 영향 중 하나라고 꼽을 수 있습니다. 과거처럼 다수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차수별로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협업 관계에 있는 소그룹 중심의 조직문화 개발이 주를 이룹니다. 그래서 각 팀이나 협업관계에 있는 그룹들의 니즈에 맞추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훨씬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는 것 같아요.




2. 코로나 시대, 조직은 어떻게 일해야 할까요?


조직 안의 개인들의 역할은 비즈니스 환경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더 켜졌고, 이에 따라 문제 해결의 방식도 변화되었기 때문에 조직 안의 개인들의 역할도 paradigm shift가 필요해진 것이죠.


최근 조직 안에서 개인들의 역할은 의사결정자로서의 역할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누구나 다 각자의 역할 범위 안에서 의사결정의 주체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죠. 예전처럼 수직적인 집단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임파워먼트, 즉 권한을 좀 더 수평적으로 분배하여 더욱 빠르게 실제 필드에서 바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필요해진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변화, 다시 말해 의사결정의 권한이 더 하향화되고 수평적으로 분배되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 가속화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각자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그 의사결정이 일관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임파워먼트와 함께 핵심가치의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가치는 조직 안에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지요. 구성원들이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함께 지키기로 약속한 게임의 룰과 같습니다. 따라서 조직은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개선하기 이전에 구성원들이 각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임파워먼트 되어 있는지, 그리고 핵심가치가 제대로 공유되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3. 어느 분이 두 분께 이런 질문을 주셨습니다. "조직문화를 조직문화라고 부르는 게 이제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포장을 해서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좋은데 더 표현을 못 하는 단어라고 생각이 됩니다. 조직 스타일, 일하는 방식 등 조직문화의 세부적인 방식들에 대해 구체화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직문화라는 말이 어느 부분에서 더 표현을 못 한다는 것인지 질문하신 분이 가지고 계신 구체적인 의미가 궁금한데요. 아마 미루어 짐작건대 ‘문화’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언어적 한계성을 지적하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문화라는 말이 생각하기에 따라서 추상적이거나 혹은 조직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요. 먼저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조직문화를 어떠한 다른 말로 불러도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생각이 통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겁니다. 이 점이 말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기도 한데요. 우리가 누군가가 ‘저 사람은 영어를 참 잘한다’라고 말했을 때 어떤 사람은 ‘외국인과 유창한 소통이 가능한가 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저 사람이 토익점수가 900점이 넘는가 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같은 말을 하더라도 각자의 경험에 따라 해석이 다른 것은 언어가 가지는 불가피한 한계라고 생각해요. 결국 그 뜻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것은 인간의 경험과 이성, 사고, 혹은 직관이 작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이겠지요.


따라서 조직 스타일이라고 하든, 일하는 방식이라고 하든, 그것은 조직 안에서 필요에 따라 개념을 만들고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작동되는 방식이 실제 구성원들의 머릿속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느냐, 그리고 그것이 조직 안의 의사결정과 각 구성원의 행동에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가 아닐까요.




4. CEO들은 ‘강한 조직문화'라는 표현을 매우 좋아하시는 듯합니다. 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일이 바람직하다고 가정한다면, 조직문화 담당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기업에서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최지훈님의 말씀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다음에 차우진 평론가님께서 BTS의 ARMY 등, 팬클럽이 강한 문화를 형성하는 동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먼저 ‘강한 조직문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안정과 질서를 추구한다거나,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한다거나, 혹은 즐거움과 명랑함을 추구한다거나 하는 각 조직이 추구하는 고유한 색깔이 구성원들의 태도에 명확하게 보이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직의 고유한 문화가 바람직하게 작동한다는 것은 구성원들의 일상과 의사결정의 장면에서 해당 조직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가 지속적으로 작동된다는 뜻이겠지요.


저는 강한 조직문화는 오직 개인의 철학과 신념과 연결되어 있을 때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성인은 절대 안다고 해서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지 않습니다. 이해가 되었다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동의와 수용의 과정을 지나야 비로소 작은 실천으로 연결이 되지요. 조직이 지향하는 바와 구성원 개인이 생각하는 바가 완벽하게 일치되기는 어렵겠지만, 지향하는 방향 자체가 다르다고 한다면 조직과 구성원과의 관계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따라서 조직문화를 집단의 질서로 먼저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개인 차원의 신념으로 먼저 접근하는 것을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구성원 각 개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혹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계속해서 가져가야 할 것’과 ‘포기하고 버려야 할 것’을 분별하고 이것이 조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직 안에서 허용되는 또는 허용되지 않는 경계의 선은 이런 과정들이 축적되어 점점 더 명확해집니다. 강한 조직문화가 완성되어질수록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의 기준도 점점 명확해지겠죠. 그리고 환경이 바뀌거나 시간이 흐르면 그 경계가 더 확장되거나 축소되기도 하고요. 때마다 각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과 신념이 조직에서 요구되는 역할과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우리는 ‘피드백’이라는 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피드백은 평가의 수단이 아니라 개인이 현재 조직 안의 역할과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가에 대한 지표가 됩니다.


조직문화 담당자는 이처럼, 개인의 믿음과 신념이 조직의 철학으로 연결되고 조직의 철학이 다시 개인의 믿음과 신념으로 연결되어 서로의 관계가 유연하게 조정되고 상호작용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5. 최지훈님은 조직문화를 인터널 브랜딩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접근한 계기가 있을지요?


이전에 모 IT 포털 회사에서 근무했을 때 신규 모바일 서비스의 TF 팀에서 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막 모바일 서비스가 런칭해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던 동료 중 저랑 친했던 동료 마케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문득 이런 질문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 우리답게 설명회 오프닝을 할 수 있을까? 누가 봐도 우리 서비스의 느낌이 나도록, 우리다운 느낌을 좀 더 강하게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머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


그 순간, 그 친구가 하는 일과 제가 하는 일이 완전히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조직 안에서 우리다운 문화를 고민하고 우리다운 일하는 방식을 생각해 내는 것이 저의 역할이었으니까요. 마케터가 외부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의 정체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듯이, HRD 혹은 교육담당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내부 고객인 직원들과 개인과 조직의 정체성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어쩌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HR이 아니라 브랜딩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실제로 하고 있는 제가 하고 있던 일의 범위도 단순히 교육만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들과 협의해 조직문화가 반영된 공간을 꾸미기도 하고, 온라인에서 다양한 SNS 채널에 필요한 콘텐츠도 개발하는 등 기존에 HRD가 하던 영역과는 조금 이질적인 부분이 있기도 했어요.


그리고 조직문화를 인터널브랜딩으로 접근하게 된 또 하나의 계기는 ‘억울함’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매번 많은 조직들이 ‘위기’를 강조합니다. 상시 위기의 시대라는 슬로건 하에 때로는 조직의 허리띠를 졸라매며 예산을 감축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하죠. 그때 매번 예산이 조정되는 1순위 부서가 보통 HR, 특히 교육부서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마케팅/브랜딩 부서들은 저희처럼 크게 예산이 축소되진 않더라고요. 때로는 어려운 시기에 투자 개념으로 더 늘어날 때도 있고요. 저는 그게 그렇게 억울하더라고요. ‘아니 분명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실은 브랜딩인데, 왜 우리 부서는 예산이 줄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R이 HR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브랜딩으로 여겨진다면 조직 안에서 조금 더 인정받고 든든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또 HR- Human Resource-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는 철학이나 관점보다 브랜딩이라는 말에 담겨있는 구성원들과의 관계 정의가 더 미래지향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조직문화 담당자는 어떻게 조직의 역사를 다루는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