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세탁의 시대, 내가 글을 쓰는 이유

by 럭키비너스

이 글은 AI와 함께 썼습니다.


AI 세탁의 시대


블로그는 말할 것도 없고 브런치에도 AI생성 글이 꽤 많이 보인다.

요즘 글쓰기에는 공공연한 비밀이 하나 있다. AI로 글을 쓰고, 살짝 손을 본 다음, 자기가 쓴 것처럼 올린다. 접속사를 바꾸고, 문장 하나를 지우고, 맞춤법을 일부러 틀린다.(설마,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사람 냄새를 입히는 것이다. 이름을 붙이자면 AI 세탁이다. 출처를 지우고 자기 것으로 포장하는 일. 그런데 다 보인다.


AI가 쓴 글에는 특유의 결이 있다. 문장이 균일하고, 접속사가 깔끔하고, 감정이 평탄하다. 사람의 글에 있는 울퉁불퉁함이 없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비약도, 맥락 없는 농담도, 문법에 맞지 않는데 묘하게 와닿는 문장도 없다. 매끄럽다. 너무 매끄러워서 오히려 미끄럽다.


휴먼터치라고 부르는 작업이 있다. AI가 생성한 글에 사람의 흔적을 덧씌우는 것이다. 어색한 표현을 일부러 섞기도 하고, 구어체를 끼워 넣기도 한다. 애써 사람이 쓴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사람이 안 쓸 법한 노력을 한다. 생각해보면 꽤 웃긴 일이다. AI의 흔적을 지우는 데 사람의 시간을 쓰고 있으니.


2024년까지는 그게 통했다. AI로 글을 쓴 게 들키면 사기꾼 취급을 받았다. 학교에서는 부정행위, 공모전에서는 논란, 블로그에서는 "이거 AI 복붙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달렸다. AI가 쓴 글에는 거부감이 있었고, 그래서 사람들은 숨기기 시작했다. 그 숨기는 기술이 정교해진 것이 지금의 AI 세탁이다.


같은 AI를 써도 결과는 다르다. 누군가는 "브런치에 올릴 수 있게 글 써줘" 하고 그대로 올린다. 누군가는 AI와 대화하며 아이디어를 꺼내고, 구조를 잡고, 빼야 할 것을 판단하고, 반전을 설계한다. 도구는 같다. 차이는 쓰는 사람이 만든다.


결국 AI 시대의 글쓰기 실력은 두 가지로 갈린다. AI에게 무엇을 시킬 수 있는가. 그리고 AI가 내놓은 것에서 무엇을 걸러낼 수 있는가. 프롬프트 한 줄 던지고 복사 붙여넣기 하는 사람과, AI와 열 번 스무 번 대화하며 글을 빚는 사람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있다.


AI를 썼다고 밝히는 것이 부끄러운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숨기는 쪽이 낡았다. "이 글은 AI와 함께 썼습니다." 이 한 줄이 당당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아니, 이미 와 있다.

세탁은 들킨다. 그리고 들킨 세탁은 신뢰를 잃는다.


그렇다고 사람의 글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정보를 정리하고, 데이터를 취합하고, 빠짐없이 요약하는 일은 AI가 이긴다. 사람 한 명의 능력과 정보에는 편향과 한계가 있지만, AI는 수만 개의 데이터를 조합하고 더 잘 정리한다. 그 영역에서 사람이 고집을 부릴 이유는 없다.


하지만 마트에서 아무리봐도 같은 무 다발을 들었다 놨다 하며 "사람은 안 바뀐다"를 깨닫는 글, 좋은 소식에 축하 대신 "밥 사라"를 듣고 조용히 입을 닫게 되는 글 — 이런 건 AI에게 시킨다고 나오지 않는다. 경험이 있어야 하고, 그 경험에서 무언가를 읽는 눈이 있어야 한다.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의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좁아진 만큼 그 안에 남는 글의 가치는 올라간다. AI가 대신할 수 있는 글은 AI에게 맡기면 된다. 대신할 수 없는 글을 쓰는 것. 그것이 앞으로 사람이 글을 쓰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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