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을 나눠볼까요

누가 누가 얼마나 가졌나

by 자애

인터넷 포털 검색창에서 ‘나의 사건검색’에 접속하여 나의 사건 번호만 기입하면 손쉽게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에 대해서 조회할 수 있다.


이혼소장을 접수한 이후부터 하나씩 되짚어보니, 이혼을 접수한 내쪽(원고)에서 상대의 재산에 대해 소명을 요구한다.

결혼이 10년이면 누가 유책이고 아니고를 떠나 보통 5:5라 했다.

쿨하게 나눠가지는 게 아닌 이상, 누구라도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덜 주고, 내가 조금 더 가지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도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소명을 해야 하고, 상대의 재산(주식, 부동산, 현금, 자동차 등)에 대해 소명을 요청한다.

상대가 순순히 내주는 경우도 가끔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아니었다. 어떻게든 덜 주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상대가 제출하는 재산에서,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확인도 진행한다. 부동산 등기를 떼어보고, 주식은 주식회사와 주거래은행에 금융거래정보를 요청한다.

이런저런 소명을 마치면 서로의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 양쪽 모두 대충 감이 온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상대에게서 가져올 것이 전. 혀. 없다.

상대가 보란 듯이 기사회생 파산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상대의 명의로 된 아파트는 대출로 이루어졌는데, 그 와중에 그 집을 담보로 빚을 내어 주식을 돌렸다.

이렇게 저렇게 돈을 까먹고 내게 내 이름으로 대출을 받아 본인을 주면 요래조래 운영하겠다며 대출을 요구했다.

나는 그저 믿었기에, 내 월급이 들어오면 내 카드값나가는 것만 빼고 모두 상대에게 송금했고, 대출역시 받아다줬다.

나는 빈털터리로, 직장과 시댁을 왔다 갔다 하며 직장에서는 일만 하고, 집에서는 아이만 돌보았다.

나는 퇴근하는 순간 모든 시간을 다 아기에게 쏟았다.

상대는 자기의 어머니가 아기를 봐주는 것이 입주시터에게 주는 비용보다는 훨씬 못하다며 내 월급 중 월 170만 원을 요구했다.

생활비와 기타 등등의 비용을 퉁쳐 그렇게 드렸지만 오랜 가스라이팅으로 나는 또 그런가 보다 했다.

상대에 대한 믿음이 컸고, 또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었던 탓이다.


또 재산분할은 기여도에 따라 분할비율이 달라진다 했다.

결혼 10년을 예로 들었을 때 큰 차이를 두지는 않아도 6:4 정도로 비율을 결정한단다.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한 직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고 있는 나의 기여도가, 월급을 못 받아오는 기간이 1년을 넘기도 하고, 직장을 이곳 저곳 옮기기도 하며 안정적이지도 않았던 상대보다야 훨씬 높다.

그렇지만, 상대가 파산신청을 할 만큼 현재의 재산이 없기 때문에, 내가 그에게서 가져올 수 있는 것 또한 없었다.

어쩌면 그것을 노렸을까.


법원에서도 서로의 재산이 파악되어야 이혼과 양육과 재산분할의 판결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 내 재산을 밝히고 싶지 않을지라도 알려야 한다.

법언이 중간지점에서의 결정을 잘 내려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사실 내게있어 재산분할은 중요하긴 했지만 차후문제였다.

내게는 양육자에 대한 싸움이 더 치열했고, 제일 우선문제였다.

어쩌면 내게서 가장 소중한 것이 나의 아이란 것을 저쪽도 알기 때문에, 내게 내어주기싫어 그걸 붙들고 내게 이혼 자체를 거부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이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그저 그의 주장 그대로 생각하려 했다.

그게 더 마음이 편하고, 나의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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