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가 필요해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가 원하는 것

by 자애

결국 나의 원하는 방향은 새로운 곳을 향했다.

12년을 알고 지낸 배우자가 아닌 나 자신을 더 들여다보고 싶었고, 나의 아이에게도 조금이라도 더 괜찮을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부부의 연을 맺었음에도 나와 아이를 속이고 불륜을 행한 그를 가족의 테투리 안에 꾸역꾸역 욱여넣고 싶지 않았다.

부자연스러운 것을 마치 아닌 것처럼 연기하기 싫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자연스러운 것보다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고 싶었다.

물 흐르듯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확정했다.


이혼을 하고, 아이는 내가 양육하고, 위자료와 재산분할의 정도는 어느 정도로 한다.

이것이 나의 주장이었다.

원체 소송이란 것이 상대가 나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음이 전제이므로 역시나 상대의 주장은 나와는 꼭 정반대였다.


이혼을 안 하고, 아이는 본인이 양육하고,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줄 것이 없다.

이것이 그쪽의 주장이었다.


한 가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이혼을 안 한다고 하지?

내 뒤에서 나를 배신한 사람에게 나를 당당하게 떠날 기회를 주는데도 왜 이 틀 안에 남아있으려고 할까.

나는 여러 일을 겪고도, 여러 모습의 그를 보면서도, 그의 말을 믿고 있었을까.

어쩌면 그를 믿는다기보다, 사람의 표현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잘 의심하지 않는 탓인가도 싶다.


내가 보는 것이 그의 모든 것일 거라는 오만.

그가 표현하는 것들이 정말 진실일 것이라는 비판적 사고 없는 무기력.

모든 사람은 보편적 상식 안에 있고, 나와 비슷할 거라는 자만.

그리고 그를 너무 사랑했던 시간들이 더해져 오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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