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날씨는 어떠니

엄마는 말이야

by 자애

너와 보내는 하루는 참 짧아.

네가 아직 잠든 아침에 엄마는 일찍 일어나 서둘러 출근하고,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늦은 오후시간이야.

오후에 돌아와서 너와 함께 저녁을 먹고, 산책을 가고, 목욕을 하고, 숙제를 하고, 내일을 준비하지.

매일 반복되는 평일의 시간이 너에게는 어떤 느낌일까.

네 머릿속에, 마음속에는 어떤 생각이 차 있을까.


엄마는 너의 영감이 되고 싶어.

inspirit , inspire 말이야.


네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엄마를 통해 따뜻해졌으면 해.

너의 마음속 깊은 곳의 울림이, 너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너 스스로를 너로 만드는 과정에 엄마가 소스가 되고 싶어.

엄마는 그저 재료 중에 하나가 되고, 그것들을 재치 있게, 아름답게, 익살스럽게 골고루 잘 섞어서 새로운 너를 만들 수 있었으면 해.

만들었다가 망쳤다고 속상해할 때도,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짜증 부리며 지금까지 만든 것들을 스스로 찢을때에도,

생각보다 잘 되어서 기분 좋게 뿌듯해하는 그 순간에도,

엄마는 네가 커가면서 만들어 갈 너의 것들을 응원하고 지켜봐 주고 싶어.


사실 그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엄마는 아빠와 이별하게 되면서 새롭게 깨달았어.

거창한 어떤 순간이 아니라,

그저 너와 함께하는 저녁,

같이 나가는 짧은 산책,

투닥거리며 오래 걸리는 숙제시간,

다음날 옷을 한참이나 고르는 너를 기다리는 그 시간들 모두가 엄마에게 주어진 특권이잖아.

왜냐하면 너는 엄마와 지내고, 사랑하는 아빠와는 이런 시간이 부족하니까.

아빠를 자주 못 만나서 서운하지?

엄마와 아빠가 따로 떨어져 살게 된 결정을 내린 건 엄마와 아빠인데, 네게 너무 큰 짐을 지워주어서 많이 미안하다.

엄마는 자고 있는 너를 볼 때도 미안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고집부리며 눈물 훌쩍이는 순간의 너를 볼 때도 미안해.

즐겁게 웃으며 놀이터에서 놀 때, 다른 아이들의 아빠를 마주하는 순간에도 미안하고,

아빠와의 면접교섭 때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바라보며 뭔가 작은 기대에 찬 네 눈을 볼 때에도 미안하단다.


그런데 엄마가 너무 미안해만 하지 말라고 해서 네 앞에서는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하는 거 알고 있었니?

언젠가 엄마가 네게 사과했었는데 그때 너의 마음에 닿았을까?

그게 너의 마음에 조금의 온기가 되었을까?

엄마는 네가 늘 궁금하구나.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