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바꾸었어.

감사하기로

by 자애

매일 잠든 너를 볼 수 있음을.

너의 식사를 챙겨주고 너의 숙제를 확인해 줄 수 있음을.

너의 일상에 엄마가 틈틈이 존재할 수 있음을.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너의 손을 잡을 수 있고, 너와 함께 걸을 수 있음을.

속상하고 슬픈 너의 투정을 내가 보듬어줄 수 있음을.

너의 조금씩 자라나는 발톱을 정돈해 줄 수 있는 게 엄마인 것이.

매일의 잠자리 준비에 엄마가 함께 있음이.

너의 컨디션을 들여다보며 아플 때 바로 간호해 줄 수 있음이.

매일 밤 귀를 닦아달라는 너의 귀여운 요청을 들어주는 사람이 엄마인 것이.


너의 엄마가 나 인 것으로.

그 하나로,


감사하기로 했다.


마음을 바꿔먹으니 너와의 모든 대화가 더 소중해지고,

너와의 순간 하나하나가 낡은 필름 카메라처럼 눈에, 마음에 모두 담아 기억해지고 싶어졌다.


모든 것을 다 주어도 더 주지 못한 마음에 미안해하는 것이 부모라.

엄마와 아빠의 분리를 네게 주지 못하는 부족함으로 규정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부족하다 생각하면 너에게도 결핍으로 전해짐을 알기에

이 상황에서 당장의 너의 이해를 바라지 않기로 했다.

너의 목소리에 귀를 대고, 나의 목소리에 마음을 대기로 했다.

천천히 이해해 줄 수 있도록 엄마가 뒤에서 기다려주기로 했다.


그런 엄마가 되기로 한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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