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가 필요해
우리는 매 순간 누군가의 창작 속에 살고 있다.
에디슨의 창작으로 손쉽게 전기를 쓰고 있고, 하늘을 날고 싶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이은 끊임없는 창작으로 비행기를 타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창작으로 손 안에서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갖가지 창작물들에 둘러싸여 그들의 업적을 보고 느끼고 이용하고 배우고 있다.
누군가의 창작으로 윤택해진 삶 안에서, 진정한 나의 것은 어디에 있을까.
다른 이의 창작의 산물을 소유하는 것이 과연 나의 것이라 정의할 수 있는 것인가.
어쩌면 애초에 나의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나의 신체를 비롯하여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나의 몸도 부모로부터 창작되어 주어졌고,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에도 이미 만들어진 것들의 재료를 이용한 응용창작이다.
모두의 창작으로 편리해진 무채색의 내가, 나만의 빛깔로 칠하는 유일한 시간은 글을 쓰는 시간이다.
나의 힘으로 나의 목소리를 들여다보고 그려내는 노래.
나는 매일 다른 노래를 부른다.
누구나 마음 안에 고유한 그만의 색채가, 향기가 있다.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각 사람의 마음을 거쳐 어느 이에게는 따스하게, 어느 이에게는 깊숙이 무겁게 자리한다.
나는 무슨 색일까. 여러 색의 물감을 한데 섞어 새로운 색을 만들어낸다.
신기하게도 내가 만든 스스로의 색을 들여다보며 과거의 나와 화해하고, 미래의 나에게 영감을 준다.
창작이 주는 선물이다.
이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는 많은 것을 이룬다. 이룸이 주는 경이로움을 지키기 위해, 그 반짝임을 간직하기 위해 보호장치를 만들었다.
각 인간마다 고유의 파장이 만드는 빛은 저마다 다르기에. 다름을 지켜주는 보호장치의 이름은 ‘저작권’.
내가 기꺼이 나다울 수 있도록. 나다움의 파장을 지켜주는 장치.
이것이 저작권의 근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