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는 가까이 있는 사람이 최고가 아닙니다.

상간녀 소송하기

by 자애

모든 증거들을 안고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지금 당장 내 이야기를 듣고 법적 절챠를 밟아줄 수 있는 변호사를 찾는 것이었다.

나는 직장에서 근무하는 틈틈이 오늘 퇴근 후에 당장 내 이야기를 듣고 명쾌한 답변을 들려줄 수 있는, 자금의 내 위치가 가까운 변호사사무실을 찾아 인터넷 지도를 검색했다.

이혼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있는지도, 어떤 변호사가 내 알을 끝까지 성실히 맡아 줄 책임감이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고려가 당시에는 없었다.

추악한 비밀들로 상처받은 나는 이 시한폭탄을 내 품에 가득 들고 있었고, 나는 이 폭탄을 어디에 든 지 던지든, 내려놓든 해야 했다.

그렇게 나는 그저 가까이 위치한, 이혼전문은 아니지만 이혼사건도 담당한다는, 내가 오늘 퇴근 후에 당장 면담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면담약속을 잡았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네모난 휴지상자가 모두의 이야기와 눈물을 닦아주려고 그 장소에 꼭 있나 보다 하고 생각하게 된 것이.

이 소송을 진행하면서 어느 곳에나 있던 네모난 휴지상자가 참 가벼워 보였다.

어느 법률 사무소에서도 빠지지 않고 있는 이 휴지는 마치 ‘너는 곧 울게 될 것이다’ 하고 다 아는 양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직장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어느 상가 건물 한편에 자리한 사무실 문을 열자 푸근하고 친절한 인상의 사무직원이 반겨주었다.

‘차 한 잔 드릴까요?’

했고 ‘네, 물로 주세요’ 했다.

이어 변호사가 들어왔고, 누가 봐도 피해자인 내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케이스는 흔하고 또 어렵지 않습니다.’라는 듯한 인상으로 나를 안심시키려 했다.

소송의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상담을 했으니 상담비 10만 원을 아끼러면 여기서 그냥 계약을 하고 진행을 빨리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때가지만도 피고 쪽에서 지독하게도 이혼을 거부하고, 양육권을 주장하고, 재산마저 줄 것이 전혀 없다고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에, 최소의 양심이 있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내게 용서를 구한다면 내가 원하는 바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현실은 전-혀 반대라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지만.

쉽게, 속히 끝날 줄 알았다. 어쩌면 나는 그때에 마저도, 그의 사과를 한편으로는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인간으로서의 양심은 기대했었나 보다.

그래서 변호사도 아무나 쉽게 선임했고 안심하고 있었나 보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제일 간편한 방법은 인터넷 검색이 아니라, 지인의 소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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