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짜장면을 좋아한다. 누가 짜장면과 짬뽕을 물어보면 주저 없이 짜장면을 선택할 정도다. 달콤하고 짭짤한 짜장면 한 젓가락마다 새콤한 단무지를 베어 물 때면 어린 시절 외식의 기쁨이 완성되곤 했다.
청소년이 되면서 짜장면 옆에 놓인 양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맵고 향도 낯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입에 맞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단무지보다 더 자주 찾게 됐다.
절여진 단무지와 달리 양파는 날것의 아삭한 식감을 줬다. 알싸한 아린 맛 뒤로 은은한 단맛이 따라와 짜장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데 제격이었다. 짜장면에 고춧가루는 없어도 됐다. 양파는 아니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 중국집을 가족보다 친구들과 더 자주 가게 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양파에 가는 젓가락이 점점 줄었다. 어느 순간부터 양파는 장식처럼 접시 위에 놓여 있기만 했다.
이유는 냄새였다. 마음 놓고 먹었다가는 친구들과 대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입을 열지 않아도 양파 냄새가 난다며 몇 번 놀림을 받았다. 그 뒤로 나는 양파를 애써 외면했다.
처음에는 좋아하던 반찬을 갑자기 끊어야 한다는 것이 꽤 괴로웠다. 짜장면의 느끼함을 단무지로만 달래려니 어딘가 허전했다. 괜히 접시 위의 양파를 한 번씩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양파를 먹지 않은 시간이 더 길어졌다. 식성도 조금씩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짜장면을 시켰겠지만, 이제는 볶음밥을 고를 때도 있다.
생일날 모처럼 중식을 시켰다. 접시 옆에는 예전처럼 양파가 함께 왔다. 한동안 그걸 바라봤지만, 그리움도, 아쉬움도 들지 않았다.
짜장면도, 양파도 예전과 같은 맛일 것이다.
그 앞에 앉은 사람만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그렇게 나는 짜장면만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