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과 어른의 입맛

by Oneweek Essay

꽃피는 4월, 봄이 한창이다. 우리의 밥상에도 몇 번 봄이 다녀갔다. 봄동을 무쳐 비빔밥을 만들고, 냉이를 손질해 볶음밥과 무침을 해 먹었다. 양념을 맞추며 한창 손을 놀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내가 언제부터 봄동과 냉이를 먹기 시작한 거지.


봄동과 냉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릴 적 나는 완고한 육식파였다. 나물 반찬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편식을 걱정한 부모님이 달래도 보고 윽박도 질렀지만, 채소를 삼키려다 구역질을 하는 나를 보며 결국 포기하신 듯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제철마다 나물을 사서 무쳐 먹는다. 어느 순간부터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입맛이 조금씩 바뀌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아삭하게 씹히는 채소에 양념이 더해지면, 그 맛은 말 그대로 고기보다 맛있게 느껴진다.


한때는 손도 대지 않던 것을 아무렇지 않게 먹고 있는 순간을 보면, 내가 정말 어른이 됐다는 것이 느껴진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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