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월이 끝났다.
11월에 태어나 살짝만 안아도 바스러질 것 같던 아이는 어느새 60센티미터를 넘겼고, 시력이 또렷해져 엄마 아빠를 보면 방긋방긋 웃는다.
해가 짧아지는 계절이지만, 1월은 유독 낮이 빨리 사라지는 느낌이다. 마치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 나오는 회색 신사들에게 시간을 저당 잡힌 것처럼. 갈수록 커피가 없으면 낮 시간을 버티기 힘들어진다.
러닝을 포기한 대신 하겠다고 다짐했던 홈트레이닝은, 무심코 밟은 걸레받이 모서리가 낸 상처 하나로 몇 번 해보지도 못한 채 끝나버렸다.
대신 통잠을 자게 된 아이 덕분에 밤마다 넷플릭스를 켰다. 아내와 함께 연애 프로그램을 보며 빌런의 행동을 욕하고 분석하다 보면, 하루가 어디까지 흘러갔는지 잠시 잊게 된다.
늦게까지 넷플릭스를 본 다음 날, 품에 안아 재운 아이를 아내에게 맡기고 진작에 내려놓고 못 마신 식은 커피를 들고 창밖을 본다. 고요한 집 안에서, 1월은 그렇게 닳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