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이 남긴 것

by Oneweek Essay

1월이 되면서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한 달밖에 안 되는 기간이지만 오롯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내심 휴직을 하면 아이를 키우는 짬짬이 내 시간을 누리지 않을까 기대했다. 수많은 선배 엄마 아빠들이

혀를 찼을 노릇이다.


아침 출근은 사라졌지만, 대신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바쁜 출근의 빈자리를 차지했다. 휴직 전보다 잠은 부족해졌지만, 푹 자서 기분 좋은 아이의 옹알이는 아침의 신호탄이 됐다.


휴직 전에는 한 번에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는 그게 불가능했다. 밥을 차리다 말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도 울음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멈춰야 했다. 아내가 잠깐 외출한 날에는 아이를 달래느라 혼자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렇게 불어버린 라면을 먹기 일쑤였다. 국물은 미지근했고, 면은 힘없이 늘어졌다. 그래도 그대로 먹었다. 뜨겁지 않아도, 맛이 없어도 그날의 점심은 그게 전부였다.


그날 이후로 종종 그런 라면을 먹게 됐다. 육아휴직은 휴직이라는 말과 다르게 쉴 틈을 주지 않았고, 대신 식습관을 바꿔놓았다.


출산 전과 다른 일상에 하루는 늘 미완성처럼 끝난 기분이었다. 아이의 울음에는 점점 익숙해졌지만, 아이가 보여주는 표정과 움직임은 매번 새로웠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시간이 왔다.


복직을 앞두고도 귀에서는 아이의 옹알이와 울음소리가 계속 맴돌았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그 소리들이 아직 하루의 일부처럼 남아 있었다.


이 한 달이 내게 무엇을 남겼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작디작았던 아이가 조금 자라는 시간을 하루하루 곁에서 지켜봤다는 사실만은 뇌리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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