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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Jan 05. 2016

내 여행은 어디까지 왔을까

지구를 거닐다_20151016


긴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세계 여행으로 유명세를 얻거나, 여행과 관련된 쪽으로 미래를 연결 짓는다거나 그런 것 말고. 그냥 순수하게 떠나기 전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었다.

작게는 나를 위한 온전한 쉼, 크게는 날 것 그대로의 나를 만나는 일이라고 하면 될까. 남편과 일생일대의 추억을 만드는 것에서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내 진짜 모습과 동행하고 싶었다. 나는 어떠한 사람인지, 내가 원하고 간절히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꾸려 나갈 삶의 방향은 어디를 향할 것인지에 관해 어렴풋이나마 깨닫고 싶었다.

거기에 대한 해답을 얻었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여전히 찾아가는 중. 막막했던 처음보다는 시야가 맑아졌지만 여전히 나는 답을 써 내려가는 중이다. 답변이 객관식 일리 없는 인생의 여러 선택 중에서, 내가 지금까지 써 내려간 답이 같은 흐름으로 제대로 된 정답을 향해가는지 되짚어보면서 말이다.

시간으로 따지면 떠나온 지 정확히 170일, 며칠 후면 꽉 찬 반 년. 물리적으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무사히 여기까지 왔지만 문득 내가 있는 곳 말고, 내 여행이 있는 곳은 어디쯤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로써 어느덧 여행을  시작한 지 250일이 되었고 사하라 사막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여행 170일째 되던 날 부다페스트에서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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