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도 없지만 특히 외국인 청년에게 관대한 나라는 없다
2010년부터 한국과 스웨덴은 워킹홀리데이가 가능한 나라가 되었다. 비교적 영어를 배우기 수월한 호주나 영국의 선호도도 있지만 유럽권에서 영어가 어느 정도 통하고 또한 복지의 나라 스웨덴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오는 청년이 많은 것으로 안다. 나는 워킹홀리데이를 하지 않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많은 미디어에서 스웨덴 복지에 대한 환상을 주입해서인지 솔직히 기존 서적이나 미디어를 볼 때 쓴웃음을 지은적이 많았다 스웨덴은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복지가 넘치지 않으며 이곳에 태어나고 자라지 않은 이상 그들의 복지를 누릴 수도 권리를 누릴 수도 없다 슬프지만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스웨덴은 최저시급이 없는 것을 모른다. 법의 강제성이 없다. 많은 스웨덴 청년들은 대학 졸업 후 무급인턴으로 1-2년 정도 지낸다. 인력이 아주 모자란 IT를 제외하면 스웨덴은 한국보다 더 높은 청년 실업률을 자랑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워홀러들은 스웨덴어도 못하기에 3D 직종이나 레스토랑 잡도 구하기 쉽지 않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착각이 스웨덴은 영어를 자국어 정도로 사용하고 많은 사람들은 영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호주처럼 영어도 배우면서 어렵지 않게 직업을 구할 것이라 착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그들은 영어도 못하고 스웨덴어도 못하는 당신에게 친절하지 않다. 영어도 잘하고 스웨덴어도 잘하는 자국민만으로도 넘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많은 착각이 해외에 가면 학력에 대한 구분도 직업에 대한 귀천도 없다는 착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국민 한정의 이야기이고 그곳에 태어나지도 않은 자의 능력을 평가할 증명과 인맥이 없기에 해외생활을 꿈꾼다면 더더욱 최소 대학 졸업 학력을 갖춘 것이 그나마 여러모로 유리하다. 왜냐하면 나를 증명할 증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무급인턴제도에 대하여 나는 적잖은 충격이었고 언젠가 스웨덴 지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현재는 스웨덴 유명 게임회사를 다니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 역시 대학 졸업 후 무급인턴으로 1년을 지냈다. 나는 그것에 대하여 불합리하다고 생각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자신들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이미 무료 학비로 대학을 나오고 생활비는 대출(스웨덴은 CSN이라는 학생 대출 제도가 있다 대학생일 경우 한화 30만 원 정도를 생활비로 지급하고 그 돈을 초과하는 돈을 저렴한 이율로 대출을 해준다. 한국의 학자금과 비슷하지만 학비가 아닌 생활비라는 것이 다르다. 유학 시에도 사용 가능하며 이것으로 독립한 아파트에 월세를 내기도 한다)이 있기 때문에 1년 정도 무급인턴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맞다 자국민이라면 그렇지 허나 외국인인 우리는 그런 혜택을 받은 것도 아닌데 경력이 없단 이유로 그냥 무급인턴이라니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나 반대로 스웨덴이 굳이 외국인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없는 것도 사실이기에 나 역시 할 말이 없었다
게다가 스웨덴은 아이러니하게 스웨덴어가 중요하다지만 영어도 또한 중요하다. 주요 오피스 잡에서 일하기 위해선 스웨덴어도 중요하지만 영어 또한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오피스에선 보통 영어를 쓰는 회사도 허다하다. 반대로 레스토랑이나 청소나 농장일을 하려면 스웨덴어는 필수다 이 말을 하면 많은 사람들은 나는 영어를 못하니까 스웨덴에서 와서 스웨덴어를 배우겠다 하지만 면접은 어떻게 볼 것이며 우선 일반적으로 받아서 오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SFI라는 스웨덴 이민자 전용 무료 스웨디시 과정을 들을 수 없다. 거주 기간이 1년 이상 되어야 하며 보통의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1년이 기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웨덴은 한인사회랄 것이 없을 정도로 작고 한국식당도 극소수다 스웨덴어를 배울 동안 한인 회사나 한인식당에서 일하겠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모험이고 자칫하면 상처투성이로 한국에 돌아갈 수 있다,
혹자는 젊어서 패기로 한국을 탈출(?)하여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며 패기 있게 오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고생은 사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젊어서 패기가 누구나 가져야 할 덕목도 아니다 나는 고생이라는 것은 늙으나 젊으나 피할수록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고생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지만 시야를 좁게 만들고 고집 센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 기본 소양이나 성품이 무척 뛰어나지 않으면 고생은 사람을 더 날카롭게 예민하게 만들 뿐이다.
스웨덴은 게다가 이민자에게 관대한 나라가 아니다. 한국 미디어에서 접하는 스웨덴의 복지와 환경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스웨디시만이 그것도 코카시안 인종의 스웨디시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나는 여기서 일하면서 가끔 같은 백인끼리도 “Are you completely Swedish?(너 완벽한 스웨덴 사람이야?)”라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같은 백인끼리도 이런 말을 나누고 부모님이 동유럽 출신인 스웨덴 친구는 자신은 100% 스웨덴 사람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며 자랐다고 했다 하물며 머리색도 피부색도 다른 우리에게 그런 혜택이 주어질까? 어린 나이에 워홀을 와서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는 한국 사람들을 꽤 많이 보았다. 물론 좋은 성공사례도 있겠지만 영어도 스웨덴어도 필요 없고 젊음의 패기만 온다면 나는 말리고 싶다. 적어도 누군가와 업무가 가능할 정도의 영어 수준은 갖추고 와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상상하는 스웨덴의 삶을 조금 누릴 수 있다. 스웨덴은 생각보다 훨씬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가 한국보다 아주아주 중요한 나라다 너는 무슨 일을 해? 했을 때 대답에 따라 어떤 사람과는 어울리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많은 방송매체나 스웨덴 관련 서적 관계자들은 각성과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웨덴에서 일도 제대로 된 생활 경험도 없이 몇 명의 인터뷰와 여행 개념 혹은 현지에서 돈을 벌지 않고 생활한 경험으로 써 내려가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렇게 환상만 심어주는 것이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싶다. 한국에서 삶의 어려우면 해외에서 삶이 더 힘들 확률은 10배다 한국에서 삶에 만족하여도 그 정도 삶의 질을 못 누릴 확률이 훨씬 높다.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