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경영 계열에서 일한지 햇수로 벌써 8년차이다. 이 계통에서 연차가 쌓이면 더욱 드는 생각은, 숫자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저년차 때는 상사의 말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 4-6년차 때는 이를 넘어서 다른 사람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었다면, 8-10년차의 나는 보고 자료를 쓰고 분석할 때 바로바로 숫자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남들한테 나는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걸 좋아해요~ 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말해 아직 잘하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당장 나한테 XX브랜드사의 이번달 매출 전망, 이번년도 매출을 전망하라고 하면 막힘없이 술술 얘기가 나오진 않고 머리가 멈추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숫자로 생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최근에 '일할 때 가장 많이 써먹는 수학'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많이 도움이 되어 간략하게 브런치에 글을 남기게 되었다.
책이 기본적으로 간결하고 ,쉬운 말들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도 좋았지만 핵심을 꿰뚫는 메세지가 풍부했다. 이 중에서 특히 복기하고 싶은 것들만 정리해봤다
1. 뭐든 숫자로 정의할 줄 알아야한다
영어를 잘 하고 싶으면, 영어단어를 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하듯, 숫자에 강해지고 싶으면 가장 첫번째 해야하는 일은 '모든 문제를 숫자로 정리하는 연습'이다.
예를 들어, 아래 질문을 숫자로 답해보는 것이다.
Q1. 매출을 표현하는 문장은?
Q2. 한달 근무시간을 가늠할 때 쓰는 문장은?
Q3. 효율적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은?
이에 대한 답을 혼자 고민해봤다.
Q1. 매출은, 고객들이 쓰는 지출액의 총합
(ex. 고객수x지출액= 메출)
Q2. 영업일 * (8시간+ 야근시간)
Q3. 생산성 / 투입시간.
이렇게 수치화할 수 있는 것들로 정의를 내리면 좋은 점은, 문제가 생길 때 원인을 파악하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를 파악할 떄, 아까전에 환산했던 고객수x지출액 메트릭을 보고, 매출이 떨어지는게 고객수가 줄어든게 많이 영향을 준것인지 아니면 지출액이 떨어진게 문제인지 영향 되는 인자를 구분해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피로하다면 ?
피로를 숫자로 변화할 수 있는 걸로 찾아본다. 피로는 예를 들면 총근무시간/ 휴식시간으로 정의한다던지, 수치화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는 연습을 평상시에도 해보자
2. '얼마나'라는 질문을 던져라
2번째로 숫자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습관은 '얼마나'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특히 비지니스 결정을 할 때 생각하면 좋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얼마나 가치 있는가?
이걸 하면 무엇을 얼마나 얻을 수 있나?
이걸 하면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
이걸 안할 경우 리스크가 얼마나 있나?
예를 들어, 내가 지금 휴가 중인데 여러 클라이언트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럼 먼저 생각을 해보는거다. 내가 휴가 중에 클라이언트의 연락을 다 받아서 처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 만족도, 유지율) ? 만약 휴가중이라서 답장을 안했을 때 얼마나 리스크 (=나의 평판, 만족도, 고객 유지율)이 있을지?
가령, 해당 문제가 정말 비지니스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것들 (ex.매출 비중이 30%인 제품이 판매가 정지되었다라던지) 하는 것은, 휴가 중이지만,잠시라도 시간을 빼서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건 가치있겠지만, 단순 궁금증 관련한 문의는, 휴가가 끝나고 처리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3. 데이터의 바다에서 헤엄쳐 나오려면? 단순함의 미학
가끔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이것저것 다운받았는데 그 양에 압도되어서 어디서부터 패턴을 발견하고 분석해야할지 감을 잃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XX제품이 행사기간에는 매출이 확 오르는데 행사기간이 종료되면 매출이 확 떨어진다. 왜 그럴까? 라고 생각을 하면 여러가지 가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첫째, 행사 때와 평상시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둘째, 제품의 재구매율이 낮다 (한번 구매하고 만다)
셋째, 행사 때는 광고를 많이하지만 평상시에는 안한다
만약 이 여러가지 가설들을 한번에 동시에 분석하려면 머리가 터질 것이다. 우리는 GPU처럼 동시에 계산하기에는 머릿속 용량이 한계가 있기에, 데이터의 바다에 휩쓸려가기 전에는 단순화시켜야한다.
먼저, 가설을 하나만 정한다.
그 일을 위한 데이터를 골라내고, 나머지는 버린다
필요한 데이터만 분석해서 성과물을 만든다
머릿속에서 여러가지 가설이 떠오르더라도, 먼저 첫번째 가설에만 집중해서 유의미한 데이터 결론이 나오는지 본댜. 만약 첫번째 가설로 안나오면, 2번째 가설로 넘어가서 찾아본다.
데이터의 늪에 빠져본 사람으로써, 이 '필요한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한다' 라는 게 얼마나 멋진말인지 공감되었다. 다음번에 분석할 때, 이 원칙을 꼭 기억하고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지
4.데이터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법
"퍼센트 너머의 숫자의 뒷면을 보라"
우리는 살면서 %( 비중값)을 많이 볼 것이다. 예를 들어서, 고객만족도가 90퍼센트에 이른다. 라고 하면 이게 고객만족도가 높은거야, 낮은거야라고 따지기 전에 이 90퍼센트를 이루는 분자/분모가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는 연습을 해둬야한다. 고객만족도의 경우 분자는 고객수x피드백 점수 총합이고, 분모는 고객수일텐데. 만약 분모수인 고객수가 알고 보니 5명, 3명의 소수의 숫자이면 이 데이터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래서 비판적으로 데이터를 볼 때, % 를 이루고 있는 분자와 분모가 무엇인지 따지는 게 중요한다
5. 곱셈, 덧셈 로 하는 숫자 정의
숫자로 정의하는 것을 잘하려면,
기본적으로 '곱셈, 덧셈 ' 을 활용하자
1. 곱셈은 분해한다
2. 덧셈은 분류한다
곱셈은 하나의 요소를 분해하는 거다. 예를 들면 올해매출은 작년매출x영업성과x가격상승분으로 분해할 수 있다.반면 덧셈은 분류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객 = 신규고객 + 기존고객 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곱셈으로 분해한 요소를 찾았으면, 이 요소를 조금 더 분류를 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게 덧셈 개념이다.
곱셈과 덧셈, 이걸 갖고 노는 법(?!)을 잘하게 되면 조금 더 숫자로 정의하는 걸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6.독서후기 종합
이외에도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얻어가고 싶은 부분 , 한가지만 뽑자면, 추상적인 걸 숫자로 정의하는 걸 연습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랑이란? 24시간 중 상대방을 생각하는 시간. 배고픔이란? 활동시간/ 공복시간 등. .. 정말 추상적인 걸 나름의 로직으로 숫자로 변환시키는 연습을 한다면, 나도 언젠가는 숫자 정말 잘하는 매니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