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천지를 달구던 볕살은
어느 사이 홧홧한 추억으로
하늘 저편 뭉게구름 따라 흘러가고
어제 같은 오늘
동그라미 속에서 유희하는 다람쥐처럼
헤매이며 호흡하는 공간 속에
맴을 돌며 하루를 토해낸다
뜨겁게 뛰던 호흡은
자근자근 추억을 밟으며
허공중으로 구름되어 떠나가는데
솔가지에 걸려 웃고 있는
구름 한 조각
갈바람에 씻기어 미소 짓는다
하늘을 조여오는 검은 구름
한 줄기 왁자하게 퍼붓는 빗줄기에
하루가 뱉어낸 토사물
씻기어 간다
계절은 어김없이 가고 오고
달려가는 하늘 위로
하얀 너울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