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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Nov 12. 2022

시니어 상담 일기

반찬 잘 만드는 할머니

수산나 어르신은 서울시 노인 일자리 ‘지하철 시각장애인 안내 도우미’를 하고 있다.

지하철 역사에서 노란 조끼를 입고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시다.     


잠시 짬이 났는지, 노인 일자리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걸 보더니 말을 붙여오셨다. 어르신은 이 일이 벌써 6년째라고 한다. 올해 78세 인데도 힘이 넘쳐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하신다.      


젊었을 땐 카페를 운영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영업을 잘해서 돈도 많이 벌었고,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 번 반찬 만드는 알바를 하고 있고, 솜씨가 좋아서 반찬 가게에서 자주 요청이 온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먼저 하늘나라로 가시고, 혼자 거주하면서 등산도 다니고, 배드민턴도 치고, 성당에서 봉사 활동까지 하고 계시다. 상당히 긍정적이고 활기차게 노년을 보내고 계시는 듯했다.     


한문 서예를 배우고 싶다 하시기에 복지관의 서예 프로그램을 소개해 드렸다.

어르신께선 바둑도 하고 싶은데, 거의 남자들만 하고 있어서 가기가 좀 그렇다 한다.

상당히 당당하고 열심한 모습을 보이는 노인이지만, 바둑 배우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며 웃는, 어르신은 진정 여자였던 것이다.     


연세에 비해 피부도 곱고 미모도 출중한 어르신과 헤어지며, 오래도록 건강한 노년을 기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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