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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Nov 12. 2022

시니어 상담 일기

노란 조끼 입은 할아버지

연신내 지하철역에서 만난 76세 할아버지는 노란 조끼를 입고, 역사 내를 조심스럽게 왔다 갔다 하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계시는 듯하다.     


인사를 드리며 말씀을 여쭈었다. “어르신 이곳에서 근무 중이신가 봐요?”서울시 노인 일자리 근무 중이란다.   

  

어르신이 하는 일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일이다. 승객이 탄 역에서 연락이 오면 미리 안내받은 지하철 도착 플랫폼에서 시각장애인을 만나 역사를 안전하게 나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하신다.   

  

벌써 5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는데, 거주지는 성산동이지만 배정받는 동네에서 일을 하며, 아내도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지금 다른 동네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어르신은 대한 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짬 될 때는 노인회에 나가기도 하고 또 손주를 보러 가기도 한다며 시간 활용을 활발히 잘하고 계시다.     


부부 두 분의 일자리 수입과 기초연금, 자식들이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병원비 부담이 많아 그리 넉넉하지는 못하다 하며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 하신다.


직업 소개업을 하고 있는 내가 취업 현장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바로 그거다. 나이!

사오십 대에 열심히 잘 나가던 분들이 육십 대만 돼도 이용자가 꺼려해서 소개 성공률이 떨어진다.

물론, 나이 들어 몸이 노화가 되면 힘든 일 하기도 어렵고, 몸의 이곳저곳이 아파져 와 본인들도 몸을 사리게 되니 고용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어르신들께 맞는 일자리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리하지 않고 하루의 반만 일을 해도 되는 일, 수입이 높지는 않아도 용돈 쓸 정도의 그리 힘들지 않은 일, 그분들의 노하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일~~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일을 해야만 되는, 사장되어가는 노년의 노동력의 활용에 대하여 여러 해 동안 생각해 보았는데, 아직도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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