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한해에만 16조원 이상의 토지보상금이 대거 풀리면서 부동산 업계의 비상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풀리는 토지보상금은 특히 현금으로 지급되는 보상사업이 전체의 80%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돼 보상금의 상당수가 부동산 시장으로 재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 토지보상은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권에 토지보상 사업지구가 편중되었다는 점과 개발할 토지가 부족해지면서 대부분 사업지구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하여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전국적으로 올해 말까지 토지보상금 16조가 풀리면서 어떤 지역에 어떤 부동산 상품이 덕을 볼지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풀리는 토지보상금 16조는 2012년(토지보상금 17조) 이후 6년래 최대규모로 수도권에서만 절반이 넘는 9조원이 몰린다.
평택·고양·과천 등 1조씩 보상이 풀리면서 토지나 중소형 빌딩, 구분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여기서 주목 할 것은 대부분의 자금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상반기라고 할 수 있는 지방선거(2018년 6월 13일)를 앞두고 풀린다는 점이다.
'뭉칫돈' 낙하가 예고되면서 땅값이 불붙을 전망이며 투자자 입장에선 이주·대토(代土) 수요가 쏟아지는 보상 지역 주변의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과 토지, 주택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개발정보 포털 지존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토지보상이 예정된 사업지구로는 산업단지, 공공주택지구, 경제자유구역, 역세권개발사업, 뉴스테이 등 92곳으로 토지보상금 규모는 약 14조 9200억원인데 이는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토지보상금은 제외된 금액이다.
매년 정부가 집행하는 SOC 토지보상금 규모가 통상 1조 5000억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다면 올해 전국에서 풀리는 전체 보상금 규모는 16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토지보상금 규모는 19조원이 될 것으로 예정됐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사태로 공영개발로 추진되던 사업들이 줄줄이 지연되며 예정대로 토지보상을 마친 사업지구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토지보상 일정이 밀린 사업지구가 올해로 토지보상 시점이 이월되면서 토지보상 규모는 2012년 17조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올해 토지보상이 예정돼 있던 사업지구도 내후년으로 일정이 밀린 경우가 적지 않다. 애초 올해에 풀리는 토지보상금 규모는 최소 20조원에서 최대 25조원 정도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로 추진하던 뉴스테이 사업 등이 문재인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사업내용을 변경했다. 이를 반영한 지구계획 수립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들 사업지의 토지보상은 2019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사업지구별로 보면 산업단지가 53곳, 7조 3969억 원으로 전체 보상금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어 △공공주택지구 7곳, 2조 3267억원 △ 도시개발사업 11곳, 1조 7893억 원△경제자유구역 6곳, 1조 190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지구 총면적은 73.54㎢로 여의도 면적(8.4㎢)의 8.75배에 달한다.
수도권에서만 36개 사업지구에서 총 8조 8834억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전체 토지보상금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이중 가장 토지보상금 규모가 많은 곳은 평택(1조 7200억원)이다. 평택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가 올 4월부터 1조 4000억원 규모의 토지보상을 시작한다.
이어 LH공사가 시행하는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와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가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6월과 9월부터 각각 토지보상을 시작할 예정이며 ‘과천주암 뉴스테이’가 지구지정 2년 6개월 만에 오는 12월께부터 토지보상에 착수하는데 각 지역의 토지보상금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과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등 강남권에서 각 3, 9월 토지보상이 이뤄진다. 강동구 상일동 일대에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강동구 일반 산업단지도 보상도 내년 하반기 이뤄진다. 반면 당초 내년 말로 예상됐던 서초구 성뒤마을은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늦어지면서 2019년 2월께로 밀리게 됐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진주 사천(항공) 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한 25곳 사업지구에서 4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이 예정돼 있다. LH가 시행하는 ‘부산경제자유구역 명지예비지’와 부산도시공사가 시행하는 해운대구 반여동 ‘반여도시첨단단지’가 각각 7200억원,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토지보상을 각각 7월과 12월부터 시작한다. 3월에는 김해에서 대동첨단산업단지가 5500억원 규모의 토지보상을 할 예정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6곳 사업지구에서 모두 7376억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대구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금호워터폴리스 사업지구가 5월부터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토지보상을 시작하고 LH도 6월부터 율하도시첨단산업단지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대전·세종·충청권에서는 1000억원 규모의 청주 제2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 등 15곳 사업지구에서 7744억원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충청지역은 대부분 사업지구가 충북지역에 몰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광주·전라권에서는 여수의 소제지구 택지개발사업이 9월부터 840억 원 규모의 토지보상을 시작하는 것을 비롯하여 7개 사업지구에서 모두 3120억 원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지역은 지난 1월부터 18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보상금 지급을 시작하는 남원주역세권 개발사업과 200억원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풀리는 원주천 댐 건설사업 외에는 토지보상 사업지구가 없다. 이는 평창올림픽 관련 시설에 대한 투자가 마무리됐고 동해안경제자유구역 사업지구에서 토지보상에 착수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토지보상금은 주로 어디로 흘러갈까. 역대 사례를 보면 대체로 인근 부동산 시장에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토지보상금이 흘러들어가는 경로는 크게 2가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먼저 곧바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경우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만큼 ‘부동산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불패신화를 믿고 또다시 부동산 투자를 하는 식이다.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투자자 성향이 대체로 부동산에 친화적이기 때문으로 본다. 토지 소유주들은 오랫동안 부동산을 보유하다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믿음이 강한 것도 배경이다.
만약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어떤 상품이 관심을 끌까. 과거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남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인기다.
최근 아파트 등 주택시장이 전환기를 겪고 있어 과거처럼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 구입 등으로 몰리는 수요는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지하철역 접근이 쉬운 도심권 중소형 빌딩(꼬마빌딩)이나 상가,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매수자 위주 시장에서는 부동산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는 땅 주인들은 대개 10억원 이상 거액을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8·2부동산 대책과 그 후속조치로 인해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고 달리 마땅한 대체 투자수단이 없는 관계로 토지보상금이 다시 대토 수요로 이어지는 현상이 예년에 비교해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토지보상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보상금의 80% 이상은 현금으로 지급하는 사업지에서 나오고 최근 주택시장이 조정기를 겪고 있어 보상금의 상당수가 수도권 요지 등 토지 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보상금의 30%는 대토(代土)로 유입된다. 대토란 토지를 수용당한 사람이 수용토지 반경 20km 등 인근 허가구역 안에서 같은 종류의 토지를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대토 투자는 취등록세가 면제되며 또 8년 이상 경작 등 조건을 갖추면 양도세 절감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적지 않은 자금이 토지시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 요지 등 뜨는 지역만 뜨고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토지보상금에 따른 돈이 몰리지는 않을 시각도 많다.
결론적으로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에 자극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투자 수요가 전국에 걸쳐 활발하게 나타나는 게 아니라 투자가치가 높은 일부 지역으로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다음으로 CMA, MMF, 고금리정기예금 등 금융권 단기 상품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에 적정 금액을 예치해 두면 언제든지 비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덕분이다. 지금처럼 규제시대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여전한 만큼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며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단기 상품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토지보상은 어떻게 진행될까. 토지보상 대상자는 LH 등 사업시행자와 양도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한 뒤 사업시행자로부터 현금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채권으로 보상받는 경우도 있다. 땅 주인은 현지인과 부재지주로 구분되는데 보상금 중 일정 금액을 채권, 대토보상으로 바꿔 지급하고 있다.
대토는 토지 소유자가 원할 때 보상금을 현금이나 채권으로 받는 대신 토지로 보상받는 것을 말하는데, 원주민 중 채권보상을 받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정한다.
현지인의 경우 전액 현금으로 지급되지만 부재지주의 경우에는 1억원 초과 금액을 채권으로 지급받는다. 사업시행자의 재정 문제도 있고 거액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에 투자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부재지주들은 현금이 필요할 경우 증권사나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