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관리비 지원, 계약금 원금보장 선봬
-애프터리빙이나 할인분양 재등장 가능성도
미분양 아파트가 2012년 이후 10여년만에 최대치로 늘어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대출과 계약금 원금보장 등 다양한 조건의 분양 유인책이 쏟아지고 있다.
미분양이 더 심각해지면서 일산 위브더제니스 같은 전세로 거주한 뒤 조건이 맞으면 최종 입주하는 '애프터리빙'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7만5359호로 전월 6만8148호보다 1개월만에 7211호가 늘어났다.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2012년 11월 7만6319호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치다.
분양업계는 미분양 주택을 털기 위해 각종 혜택이나 경품을 내걸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은 다반사고 계약금 원금보장과 관리비 지원까지 등장했다.
계약금 원금보장은 입주 시점에 가격이 하락하거나 수분양자가 입주를 포기하면 아무 조건 없이 계약금을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SGC이테크건설이 인천 청라 더리브 티아모 까사 계약자를 대상으로 도입한 바 있다. 서울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7차례나 무순위 청약을 실시하면서 관리비 지원 혜택을 내걸었다.
미분양 상황이 더 이어지면 애프터리빙도 재출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애프터리빙은 전세형 분양을 말한다. 분양을 받은 사람이 분양가 일부를 전세보증금으로 납부한 뒤 2~3년간 거주하다 분양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분양잔금을 내고 거주하거나, 냈던 돈을 돌려받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미분양이 크게 증가했던 2012년 등장했던 방식이다. 일산 위브더제니스,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등이 대표적이다.
건설사나 시행사의 경우 애프터리빙도 분양계약이므로, 당장 미분양 가구수를 줄일 수 있다. 분양계약이 늘어나면 중도금 집단 대출과 계약금을 통해 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분양을 받은 사람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단 적은 자금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프터리빙을 하면 건설사와 시행사로선 계약금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으며 지금처럼 미분양이 증가한다면 애프터리빙이 나올 가능성은 농후하다.
현재 애프터리빙은 수요가 존재하는 수도권보단 지방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고 있지만, 설령 검토 중이라고 해도 미분양 단지라는 낙인효과 때문에 외부에 밝힐 수 없을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애프터리빙보다는 할인분양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있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애프터리빙의 경우 수분양자가 나중에 아파트를 완전히 매입하지 않으면 악성 미분양이 될 수 있으므로 건설사나 시행사로선 할인을 통해 당장 털어버릴지 아니면 2~3년 후 분양가를 그대로 받을 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