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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히 신도시 상가 투자 주의해야 하는 이유 알아보니

-금리 오르고 임대료 떨어지면서 대출 한도 줄어…잔금 마련 못해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어” 신도시 상가 투자자들 ‘비상’

-구도심 기존 상권과 어우러져 빠른 상권 활성화 가능, 수도권 곳곳 신도시보다 투자수익률 높아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상가 투자자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상가 임대료는 떨어지는데 대출 금리는 오르면서 ‘갖고만 있어도 손해나는’ 상황이 돼버린 셈이다.


자금여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급매로 매물을 내놓으면서 상가 매물도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다.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들은 준공이 얼마 남지 않은 상가 분양권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준공이 다가옴에 따라 잔금대출을 받으려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잔금 대출 한도가 확 줄어들어서다.


상가의 경우 대출을 받을때 RTI(임대업 이자 상환비율)를 보는데 RTI는 부동산의 연간 임대소득을 해당 부동산 대출에서 발생하는 연간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산정된다.


즉 분자인 임대소득이 많을수록, 분모인 이자비용이 적을수록 RTI가 높아진다.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임대업 대출은 RTI 1.5배 이상이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상가 임대 수익은 낮아지는 반면 이자 비용은 올라가면서 당초 분양당시 예정했을때보다 RTI가 적게 나오다보니 대출 한도도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 신도시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먼저 경기 동탄 상가를 분양받은 이모씨에 따르면 상가를 받을때는 대출 80%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계약금 10%만 들고 분양받았는데, 이번에 은행에 갔더니 분양가의 50%정도밖에 대출이 안나온다고 해서 좌절했다면서 금리가 올라서 RTI가 낮아지다보니 대출 한도가 줄어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인천 송도 상가를 분양받은 회사원 김모씨도 상가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 김씨는 분양가 8억원 상가를 보유하고 있다. 잔금 대출을 6억원 가량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대출이 4억원밖에 나오지 않아 2억원을 당장 마련해야한다. 김씨는 시행사에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사정했는데 중도금 대출이 이미 실행돼서 해지가 안된다고 한다. 전매 내놨는데 매수도 안되고 있다. 성실한 직장인 부부인데 상가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라고 전했다.


신축 상가가 아닌 기존 상가를 보유한 사람도 높아진 금리로 시름이 깊기는 마찬가지다. 2년전만해도 상업용 부동산을 대출받을때는 2~3% 금리를 적용받았다지만 현재 시중은행 상가 대출은 5~6% 금리가 적용된다.


경기도 동탄에 구분상가를 보유한 박모씨는 금리가 3%대에 시작해서 이번에 갱신하려고 봤더니 7%대가 나왔서 여러 은행을 돌아서 간신히 5%대에 맞췄다면서 그런데 임대료는 그대로여서 갖고만 있어도 손해라고 말했다.


반면 임대료는 더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2022년 4분기(12월 31일 기준) 기준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모든 상가유형에서 하락하고, 투자수익률은 오피스·상가 모두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임대료 변동을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상가는 중대형 0.20%, 소규모 0.24%, 집합 0.13% 하락했다.


1년 기준으로 임대가격지수를 보면 송도, 남양주 다산, 위례 신도시 등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 4분기(100)와 비교했을때, 송도는 99.13, 남양주 다산은 93.96, 위례는 99.48로 임대가격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평균 공실률은 모두 증가했다. 중대형 상가는 13.2%, 소규모 상가는 6.9%, 집합 상가는 9.4%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은 상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 및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액 감소 등으로 모두 공실률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위례, 송도, 평택 고덕, 세종시 등 신도시 상가는 여전히 공실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상가관련 전문가들은 입지가 좋다면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얼마전 한국부동산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리포트 ‘부동산정책 브리프 제 1호-상가 공실요인 및 정책방안’을 최근 발행했는데 왜 신도시 상가투자를 특히 주의해야 하는지를 떠오르게 한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2021년) 9월 현재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21개 상권의 집합상가를 대상으로 공실 상황에 대한 전수 조사한 결과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혁신도시 등 새롭게 조성이 되는 지역에서 법무사 등 가격사사무실이나 학원, 병의원 등의 비율이 높은 곳일수록 상권의 공실 수준이 낮은 반면 숙박·음식업 비율이 높은 곳은 공실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건물이 준공한 지 오래될수록 △상가나 공원, 횡단보도 등에 접할수록 △접면도로의 폭이 넓을수록 상가공실률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권의 성격이나 배후수요를 고려한 상권개발 노력이 필요하며, 상권의 용도규제를 완화하고, 신도시 등의 상업용지 공급량을 줄이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구도심 상권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상권이 형성돼 있어 신규 상가가 들어올 경우 빠르게 상권 활성화가 가능하다. 또한 대규모 상가 공급도 쉽지 않아 신도시 상권 대비 투자수익률도 높게 형성돼 있다.


특히 구도심 상권의 경우 오랜 시간 상권이 형성되면서 노포를 비롯해 유명 상권으로 떠오른 곳들이 많아 다양한 소비층을 끌어들이기 수월하다. 인기 대형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구도심 상권에 입점해 있다는 점도 구도심 상권의 폭넓은 집객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며 임대료도 신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상가투자는 다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상권과 투자가치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며 "신도시 상권과 달리 구도심 상권 내 상가의 경우 기존 인프라로 빠른 상권활성화가 가능하고 집객이 수월해 투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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