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주택가격 하락세 당분간 지속"…국토부 장관도 "지하 있을 수도"
-업계 "1차 하락 마쳤지만 2차 바닥 가능성도…대외변수 해소돼야“
-"바닥 아직 이르다", 신중론 우세 속 전문가들 섣부른 낙관 경계
전국 아파트 값이 하락폭을 둔화를 보이면서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외변수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바닥을 논하기엔 섣부르다는 전망이다.
특히 서울 일부 지역에서 떨어졌던 집값이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거래량도 조금씩 늘며 집값이 이제 하락을 멈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섣부르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0.81% 상승했다. 지난해 6월(0.23%) 이후 7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2021년 10월 187.9를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가파른 하락을 기록하다가 지난 1월 반등하면서 일각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에서는 종전 최저가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531건의 최고 거래가격 중 올해 들어 직전 분기(2022년 4분기) 대비 상승한 거래는 277건(52.2%)로 조사됐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와 봄 이사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크게 빠진 대단지와 소형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대장 단지 중 하나인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올 1월 19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4일 22억원에 손바뀜하며 2개월여 만에 2억5000만원이 반등했다.
서울 송파구의 9,000세대 넘는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올 2월 18억9,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억 원 넘게 오른 것이다.
가격이 크게 내린 대단지 또는 초기 재건축 위주로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면서 낙폭이 둔화되는 모습인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또 일부 저점 인식이 작용한 영향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다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길었던 하락세가 멈추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집값을 바닥이라고 보기엔 시기상조란 진단이 우세하다.
정부의 대대적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이른바 급매물이 소화된 뒤에도 매물이 계속 늘고 있어 상승 분위기가 조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월 잠시 멈춘 기준금리가 또 오를 가능성도 집값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주택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 주택경기 바닥론이 제기되지만 향후 주택가격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상당 기간 고금리가 유지되며 주택 구매자의 대출과 구매 여력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정부 역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국토부 장관 역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바닥 밑에 지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고 바닥설을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바닥 다지기가 아닌 1차 하락이 끝난 상태라며 바닥을 논하기는 섣부르다고 분석했다.
과거 글로벌 위기에도 집값은 3~4년간 가격조정을 이어갔는데 앞으로는 등락을 거듭하며 가격을 조정한 뒤 최종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하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SVB 파산과 미분양 물량 등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대외변수가 산재해 있는 만큼 집값이 바닥이라고 판단하기엔 섣부르는 지적이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역전세난, 경기침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고금리 유지, 소득 및 통화량 대비 여전히 비싼 집값 등 추가 조정 이유가 있으므로 통계적으로 연말까지 등락이 있겠지만 연간으로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바닥을 찍었으니 앞으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하기 어려우며 1차 바닥에 이어 2차 바닥이 또 오는 더블딥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단기간에 국지적으로 달아오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필요한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