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를 키우며 복닥거리며 살고 있다. 아들 셋 육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되고 벅차다. 매일 전투를 치르는 기분이랄까... 남편과는 애틋함보다는 전우애가 강하다. 우리 아이들은 칼싸움은 기본, 어지르고 부수고 쏟고... 우당탕탕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뛰어다니고... 매일 반복되는 데도 익숙해지지 않는 풍경들이다.
하루를 살아내느라 바쁘다. 그런 내가 넷째를 임신했다.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계획형 인간인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넷째의 등장은 한동안 내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다. 지금 이 상황에 신생아가 한 명 더 추가된다면?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게 가능하기나 할지 모르겠다. '당장 차부터 바꿔야 하나?', '복직은 몇 년이 더 미뤄지는 거지? 과연 나는 학교로 다시 돌아갈 수는 있는 걸까?', '나이도 많은데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라니, 진짜 어쩌지?' 수많은 물음표가 머릿속에 떠다녔다. 어떤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임신 5개월에 접어든 지금은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선물처럼 찾아온 우리 아기를 건강하게 낳아야겠다는 바람만을 가지고 있다.
세 명을 키웠어도 내게 육아는 여전히 어렵고 서툰 일이다. 아이마다 성향이나 기질이 다르기에 더욱 그렇다. 넷을 키우는 일은 분명 매일매일이 도전이겠지만 한 가지 기억하고 싶은 것은 육아에 있어서 '더하자'가 아니가 '덜하자'는 마음으로 임하자는 것이다. 첫째를 키울 때는 항상 '아이를 위해 뭘 더 해 줄까'가 나의 큰 관심사였다. 좋다는 육아법,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교구와 장난감, 아이와 해보면 좋다는 엄마표 촉감놀이 등등 육아와 관련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아이에게 많이 해 주지 못한 것에 죄책감도 컸다. 그러나 둘째, 셋째를 키우면서 첫째 육아 때 내가 고수했던 방식들이 육아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이를 위해 너무 잘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엄마인 나를 돌보면서 중심을 잃지 않고 육아하는 것, 인위적으로 뭔가를 자꾸만 해주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보통의 일상을 살면서 그 속에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것들을 배워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리하는 것에는 언제나 대가가 따르는 것 같다.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육아를 하고 싶다.
넷째는 다행히도(?) 딸이다. 태어나자마자 만나게 될 세 오빠들과 막내딸의 케미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