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녀오겠습니다!

by 장유미

첫째 채훈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는 것은 아이가 이제 유아기를 청산하고 본격적인 어린이의 세계로 입문한다는 것인데, 설렘보다는 내게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다. 처음이라서 더 그랬을 것이다. 아이도 나도 입학 첫날 아침부터 바짝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교실로 가고 학부모들이 강당에 남아 학교 생활 전반에 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아이 스스로 등하교 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라는 어떤 선생님의 당부였다. 부모님이 비 온다고 태워주고 눈 온다고 태워주고, 요즘 아이들은 너무 편하게 학교에 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는 것이라는 것이다.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내 발로 걸어서 학교에 오는 경험은 아이들로 하여금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덧붙이셨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이건 내가 꼭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는 아이 걸음으로 13~15분 정도 걸린다. 길도 여러 번 건너야 하고 횡단보도가 없는 곳도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하교 후에는 아이들이 대부분 학교 앞 학원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집에 걸어가는 아이가 거의 없어서 더욱 걱정이 된다. 솔직히 부모 입장에서도 차를 태워주면 5분 밖에 안 걸리고 엄마 마음도 편하니 차를 태워주려는 유혹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아이가 걸어서 등하교하도록 하기로 했다. 아침 등교시엔 아빠와 함께, 하교시엔 엄마와 함께 말이다. 아직 22개월인 막내를 유모차에 태워 학교로 데리러 가야 해서 번거롭기도 하고 힘들어서 늘 헉헉대기는 하지만 충분히 좋은 점도 많았다. 아이와 함께 걸으며 함께 본 나무와 곤충들, 올려다 본 하늘, 오는 길에 했던 끝말잇기 게임, 슈퍼에서 사 먹은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길거리의 붕어빵... 아이에게도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거다. 지나고보니 내게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지난 달부터는 채훈이가 등하교 모두 혼자 해내고 있다. 8개월 동안 엄마, 아빠와 등하교하며 얻은 힘과 자신감으로 아이는 씩씩하게 학교와 집을 오간다. 너무나 기특하다.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며 나서는 아이에게 나도 온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너는 매일 성장하고 있단다. 세상으로 힘차게 뚜벅뚜벅 걸어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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