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네에. 방향제, 캡슐 커피가루로요..

뭐든 한번 더 쓸모 습관(...) 방향제, 화분받침 됐어요

by 일상여행자

막연하게 나의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쓰레기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브런치에의 (#한번 더 쓸모) 연재가 벌써 13번쩨에 이른다.

그동안, 한라봉·바나나 껍질, 밀키트 빈상자, 집에 있는 관엽식물 잎, 쇼핑백 끈까지 직관적으로 눈에 뜨이거나 생각나면 재활용 실험을 해 봤다.

한번 더 쓸모 습관


그러는 동안 나는 무엇이든 한번 더 쓸모를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어제는 싱크대에서 커피잔 씻으며 흘린 물을 닦아낸 일회용 키친타월을 다시 물에 빨아 건조대에 말리고 있는 나를 발견

“습관이란 게 이런 거구나”

“놀라워라”


화장지와 키친타월의 결정적인 차이는 섬유질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섬유질이 풀려서 발생하는 먼지가 음식물에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

“얼마만큼 재사용 가능할까?” 궁금했는데 지금껏 2~3번째 더 빨아 사용 중. 아직 쓰레기통에 들어가지 않음

어쨌든

한번 더 쓸모 이번 13화는 커피가루를 활용한 방향제 등을 만들었다.


커피는 나의 일상생활 속 호사품 중 하나다. 최근에 개인 연구소(연구소 이름 ‘일상 예술 사이 연구소’이다 일상과 예술 그 둘 사이(between)에서 상호작용(interaction)하는 것에 대해 상상하고, 질문하고, 실험하고, 기록한다)를 열면서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기계를 구입했다. 캡슐을 함께 구입했는데(...) 커피맛 종류가(...) 산뜻한, 부드러운, 이국적인, 진한, 산뜻한, 곡물향, 비스킷 향, 허브향, 스파이 시향, 로스팅 향, 코코넛 향, 민트&라임향, 밀크 레시피, 오리지널 커피, 강렬한 인텐스 (흠흠) 이쯤 되니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겠구나(...) 더군다나 스타벅스나 폴 바셋 등에서도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이 나오다 보니 그 맛 또한 궁금해 1팩씩 구입해 테이스팅(...) 하다 보니 커피값이 살짝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커피를 추출하고 남는 캡슐의 알루미늄 용기와 커피가루가 쌓이는 거다.


(물론 네스프레소 재활용 실천 여정에 참여해도 된다. 수거된 커피가루는 자양분이 풍부한 퇴비로 변신하기도, 커피가루를 분리한 캡슐의 알루미늄은 생활용품, 예술품, 자동차 부품 등으로 재활용된다고 함. 캡슐과 커피를 분리하지 않은 채로 재활용 백에 담아 가까운 부티크에 반납 또는 모바일 주문 시 재활용 백 수거를 요청)

“이거를 어떻게 한 번 더 써볼까?”


그런데 참 재밌게도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생각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실제적으로 쓸모 있을 것 같은 무언가가 ‘현현’한다.


(나는 현현이라는 단어를 그 의미와 무관할 때라도 쓰기를 좋아한다. 예전에 친구 중에 “크레쀠스뀔(crépuscule)이라는 프랑스어 단어를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프랑스어로 ‘황혼’ 즉 일출 직전, 일몰 직후의 어스름’의 상태를 뜻하는데 그 의미와 상관없이 입을 살짝 오므려 (크. 레.)라고 발음할 때의 느낌이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도 그때 그 친구처럼 현현하다 라는 말을 할 때면 정말이지 기분이 좋아진다. 머릿속이 개운해지는 느낌이랄까)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가루로 방향제와 화분 받침대(컵 받침대로 사용해도 좋음)를 만들어 사용 중이다. 그런데 물에 젖어 부서질까 봐 조심조심 다루기는 한다. (...)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흙이 완전히 마르면 물을 조금만 주어도 되는 괴마옥(선인장의 일종. 파인애플을 닮아 파인애플 선인장이라고도 불림) 화분 받침대로 사용 중이다.(물론 물을 줄 때는 받침대를 제거한 채 물을 준다).


집안 곳곳 방향제와 컵받침까지(...) 그러다 보니 연구소 시그니처 향이 커피 향 되었다. 그로부터 사용기간 1주일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건재하다.

며칠 안 가면 힘없이 툭 깨져 버릴 수 있을 거야 생각했는데 의외로 강하다.


또한 "실질적으로 이거 하나뿐이다" 생각하며 사물을 곱게, 조심스럽게 다루다 보면 왠지 모르게 그 존재에 대한 존중감이 생긴다. 그 느낌 또한 나쁘지 않다.


<준비물>


캡슐과 커피를 분리하여 말린 커피가루

밀가루, 소금, 물, 다시 백, 제습제 또는 탈취제 통

<이렇게 만듦>


(방향제 1)


1. 2~3일 잘 말린 커피가루를 다시 백에 담아 제습 용기에 담음

2. 자동차 안이나, 옷장 안에 넣어둠

(방향제 2)


1. 커피가루(4), 밀가루(2), 물(1) 비율로 잘 섞어 반죽

(비율 맞추기가 중요. 처음에 밀가루를 너무 많이 넣어서 만들었는데 말리는 동안 부서져서 버림. 물론 강한 햇볕 아래 말린 것도 문제였음)

2. (비율을 잘 맞춘) 커피가루 반죽을 캡슐 용기에 담아 모양 만들기

3. 2~3일 그늘에서 말린 다음 다시 백에 넣어 방향제로 활용

화분(컵) 받침대

1. 커피가루(4), 밀가루(2), 물(1) 비율로 잘 섞어 반죽

2. 반죽을 편편하게 밀어준다음

3. 받침대로 활용하기 위해 모양을 뜸

4. 쿠키 등의 모양 틀이 없어서 먼저 커피잔 윗면으로 큰 원 모양을 뜬다음 잔 아랫면으로 작은 원 모양을 넣음

5. 중간 불로 달군 프라이팬에(기름을 두르진 않고) 3~4분 정도 앞뒤면을 뒤집어 가며 익힘

6. 그늘에 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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