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헤매는 것은 그 길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본래 4차원의 격자 구조 안에서 존재합니다. 당신과 나는 언젠가 그 격자를 발견할 것입니다. 창조의 목표는 정체가 아닌 은혜의 씨앗을 심는 것입니다. 희망은 변하지 않습니다.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이 삶은 신성한 신앙의 꽃이 만발한 융합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희망과 격동의 교차로에 있습니다. 역사를 통틀어 인간은 초지각을 통해 생물권과 상호 작용해 왔습니다. 인류는 잃을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성층권 자체와 일치시킬 자유의 기술적 진화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위대한 임무를 가지고 갈 것입니까? 다른 전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극도로 숭고한 의식이 응축되었습니다.다가올 일의 징조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성취하고 다른 사람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자아실현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때입니다.
......
"ㅋㅋㅋㅋㅋ 대체 이게 뭐야?"
위 개소리는 마치 어느 사이비 종교의 전도문 같다.
개소리는 반드시 개소리로 인식해야 한다. 개소리에 현혹되는 순간 당신은 사이비 종교에 빠지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어쨌든 개소리를 하는 인간의 꼬임에 넘어가게 된다.
개소리의 4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꼭 기억하자.
1.심오한 단어들의 무의미한 조합
2. 난해하고 복잡한 문장 구조
3. 중의적이고 추상적인 표현
4. 어색한 비유.
이런 특징이 있다면 그건 개소리고, 개소리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멀리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개소리의 특징을 이용하면 누구나 재밌게(?) 개소리를 할 수 있다. (나도 사이비종교의 교주 등극!) 먼저, 심오한 단어들을 대충 골라본다. '우주', '초월', '시대정신', '정신역학', '에너지' 등이 좋겠다. 그다음 각 단어들을 연결할만한 문장 구조를 떠올린다. 이제 다 됐다. 여기에 조금 응용해서 비유까지 사용하면 더 좋다.
"우주의 정신역학은 시대정신을 초월했다. 그 에너지의 근원은 뿌리를 거부한 열매와 같다."
그럴듯하지 않은가? 만약 당신이 이걸 읽을 때 그 의미를 해석하려고 자기도 모르게 집중을 했다면 아주 잠시나마 개소리에 휘둘린 것이다. 이렇게 아예 툭 까놓고 개소리라고 공개해도 우리의 뇌는 개소리를 해석하려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이 호기심은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끝내 자기만의 해석에 다다르면 급기야 개소리의 무의미를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개소리에 잘 휘둘린다고 한다. 왜냐하면 개소리에는 그들에게 익숙한 고급 어휘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검증하기는 어렵겠지만, 대한민국이 사기 공화국이 된 이유에는 국민들의 높은 교육 수준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과의 해리 프랭크 퍼트 교수는 이미 20년 전부터 개소리를 연구했다.
그러나 오해는 금물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나 전문 지식, 또는 다른 의견, 아니면 단순히 어휘력이 부족한 글 등은 당연히 개소리가 아니다. 엄연히 인간의 소리다. 이걸 거꾸로 적용하면, 개소리를 멋지고 심오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정작 인간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이건 대단히 위험한 상태다. 타인의 불순한 의도를 내면화하는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
글은 타인을 감화하는 위력을 지니기 때문에 독서가는 항상 비판적인 독서를 해야 한다. 비단 글뿐만 아니라 말도 비판적으로 들어야 한다. 문맥 속에 위치한 그 단어의 정확한 의미, 무엇을 표현하는 지를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또한, 개소리에 빠지지 않으려면 확증편향은 버려야 한다.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습관이 강할수록 개소리는 믿어 봄직한 진실이 될 것이다.
가짜 뉴스가 언론의 헤게모니가 되고 인생을 낭비하게 하는 가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은 언젠가 바로 잡아야 한다. 진리를 더럽히는 타락한 언어는 모두 추방되어야 마땅하다. 글쟁이와 연설가는 순수해야 한다. 누군가 개소리를 늘어놓는 다면 애견 유치원에 빈자리가 있는지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