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집안에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게임 시장은 단연 괄목의 성장을 보이며 전 세계를 장악했다.
아내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우리 남편의 못 말리는 플스 사랑' '남편이 허락 없이 플스를 사 왔어요.' 등의 피드를 게시하기 시작했고 남편들도 '플스를 공기청정기로 속이는 방법' '허락보다 용서가 쉽습니다.'라는 게시글들과 사진을 올리며 어떻게든 게임을 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게임 리뷰를 콘텐츠로 진행하는 유튜버들이 많아졌고 국내외 유명 인플로언서들도 아내에게 플스 구매를 허락받는 장면들이 미디어를 통해 송출됐다. 나 또한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모바일 게임, pc게임을 찾아보고 직접 플레이를 경험해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야말로 게임은 우리의 삶에 스며들었고 어떤 사람들에겐 삶이 게임이 되고 게임이 삶이 됐다.
이제 우리는 가상의 게임 그래픽 속에서 입학식, 졸업식을 열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에 참여하고 게임 속 세상 속에서 부동산을 사고 옷과 신발을 판매하고 구매한다. 말 그대로 코로나 시대에 지쳐있던 우리를 위로해준 게임들. 나는 그 게임들을 하면서 게임과 인생의 상관관계를 생각했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파이더맨이 벽을 타고 날아다니며 빌런을 퇴치하고 갓 오브 워에서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
호라이즈 던,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상당히 닮아있다. 평소 게임을 좋아했던 나는 쉬는 날이면 하루 4~5시간씩 게임을 즐겨했고 마치 어릴 적 새로운 장난감을 사듯이 새로 발매된 게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구매하고 공략하는 것이 낙이었다. 그러나 최근 야근이 잦고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 부서로 인사이동이 된 탓에, 어쩔 수 없이.
나는 이제.
플스 할 시간이 없어서 인생을 플스 하기로 했다.
*이 글은 평범한 직장인의 인생 생존기에 대한 스토리텔링으로써 언급된 게임들을 몰라도 전혀 상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