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2019년 나는 망가졌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주제에 어설픈 재능 하나 믿고 달려들었더니 성한 곳 없이 폐휴지로 너덜거리는 불쌍한 나. 라는 20대 후반을 기억한다.
좋아하는 일은 하지 말라고들 한다.
때문인지 그녀 밑에 일하는 동료
고작 둘 중 하나 인정은 커녕
밥도하고 죽도하고 눈칫밥 억지로 먹다 탈이났다.
염증이 치솟는 혈뇨. 급성 방광염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감기몸살로 병들어갈 무렵에도 자책만 하던 시절,
일은 일일 뿐, 깊게 마음두지 말고 그저 일을 할 뿐이라고.
난 널 왜 이토록 사랑하는가.
이 시대 직업을 사랑하는 이 또 있을까.
사랑하지 않음에 사랑하지 못하게 되고
일과 마음을 분리하되 눈은 진실을 알겠거니.
당신은 나의 단 하나 뿐인 관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