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무얼하나

밤에 읽는 수필.02

by 나나

눈이 부시던 날이었다.

캄캄하고 고요한 자정을 넘기는 적막은

때때로 나를 잡아 먹으려 툭툭 건드리곤 한다.


냉장고 기계 속에서.

화장실 세면대, 하수구 파이프에서. 린 방 문 앞에서

각종 마룻바닥 틈사이마다 숨죽여 단 한 번, 또 한 번,

헛점을 파고 찰나에 찰나를 노린다.


네, 오셨어요?

네, 계시다 가세요.


뭐라도 해야 할 의지는 없고.

뒤척이다 흐르는 세월에 천장만 바라보니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이 내려와 그들을 뒤덮는다


운오리는 연못가를 돌고 돌아 나는 법을 배동안

슬픔은 바다를 만들 얹힌 속 쓸어내리 반복한다


부질없다 생각 될 때 어둠이 가와 콧등을 시면

천장, 넌 왜 그때 가슴에 불을 밝니?

맨 몸으로 하늘 아래 반짝이는 도를 보


멀리서 바라보니 나 또한 윤슬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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