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뭐 별건가!

미친년 글쓰기

by 주부맥가이버

글쓰기는 별거라면 별것이고 별것이 아니라면 별것이 아닙니다. 배우지 않고 누구나 쓸 수 있기에 별게 아니지만 또 그 깊이를 알려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아 별것입니다. 최소한 저에게 글쓰기는 별것이 아닙니다. 계획을 좋아하는 미친 계획 주의자라서 충동적으로 어디 한번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글쓰기만큼은 계획도 없이 기냥 생각나는 대로 써제끼는 것이 저의 글쓰기가 되겠습니다.


브런치 작가 신청도 통과했겄다, 자 이제 맘 놓고 써보자 했지만 그러려고 했더니 머릿속이 어찌나 분주한지... 대체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번 써보고 싶은 충동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잠시 사주 공부를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제 사주에 상관이란 게 두 개나 있어서 입만 둥둥 뜰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자칭 입술 깡패! 성격도 예민하고 원칙주의자다 보니 누구든 돌려깎는데 선수인 사람입니다. 다시 말하면 말하기를 서슴지 않고 하는 경향이 있어 남들에게 오해를 사거나 상처를 주기 쉽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제 사주를 풀어주신 분이 묵언수행하듯 살라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ㅎㅎㅎ 하지만 나는 말이 너무나 말은 사람. 조용히 있다가도 물 만난 물고기처럼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듣는 사람이 지칠 수도 있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집 사 남매 카톡방에서 제가 한번 말을 하기 시작하면 동생들이 말이 없어져요. 저 언니 또 오늘 물 만났네... 우리 기냥 조용히 들어주자. ㅋㅋㅋ 하지만 침묵하려고 늘 생각은 갖고 있고 노력도 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러다 한참만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니까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써놓고 나면 뭔가 화장실 갔다 온 것처럼 마음이 온화해지고 또 공감을 받으면 하늘을 날아갈 것 같고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번 쏟아내면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은 독이 될 수 있지만 생각하는 것을 글로 풀어내면 그 독이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나는 대로 써제끼기는 하지만 그래도 써놓은 글은 항상 열 번은 읽고 고쳐서 남들 앞에 내놓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독서토론할 때 진행하시는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제일 좋은 강사는 어려운 것을 가장 쉽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제가 추구하는 글쓰기는 어려운 것도(사실 어려운 것은 잘 쓰지도 않겠지만) 가장 쉽게 쓸 수 있고 누구든 읽어도 쉽게 이해가 가능한 생활용어 가득한 글쓰기입니다. 이른바 가정식 생활밀착형 글쓰기. 가령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학자나 작가 등의 미려한 인용구를 들이대거나 신문지 상에서 볼 수 있는 경제학적 논리, 이론 등은 앞으로도 제 글에서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이란 말입니다.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활어처럼 번뜩이고 파닥거리는 날 것의 감정, 생각을 글쓰기로 풀어내고 싶습니다. 하루 종일 방 안에서 종종 거리는 주부의 삶 속에서, 저는 청소기를 돌리다 새 글 알림으로 제가 좋아하는 이웃님의 글을 읽고 장편 댓글을 달며 글쓰기를 하고요,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혼자 먹는 느긋한 점심 한 끼를 먹으며 제 글의 댓글에 답글을 또 써냅니다. 너무 행복한 저만의 글쓰기 시간들입니다.


글쓰기가 뭐 별겁니까!


저 어느 날은 이렇게 글을 쓰다가 포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제 맘속의 천사가 나타나서 저에게 말을 이렇게 해줄 겁니다.


"야야, 아그야. 너 길 잘못들었나부다. 으짜쓰까잉?"


"아, 그라요? 여그가 거그가 아녀요??"


"잉, 이짝 아니고 저짝인갑다..."


Screenshot_20220207-084133_NAVER.jpg 내 마음의 대변자 ㅡ 김상중 씨, 아! 저짝이랍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뭐가 되는게 아니면 어떤가요? 우선 뭐라도 썼으면 된거지. 이렇게 제 인생의 뻘짓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제가 제일로 좋아하는 문구를 사진으로 올리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시류에 휩쓸리지 마시길.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 것.


당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시길.


당신이란 유기체에 대한 존종을 절대 잃지 마시길.


종종 뻘짓 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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