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Mar 14. 2024

다 좋은데, 무슨 돈으로 2년간 여행을 간다는 거야?

파이어족 부부 여행예산 & 벌면서 여행하기 계획

40대 부부가 기어코 일을 쳤다. 직장을 그만두었고, 살던 집을 전세로 내놓았다.

우리 부부의 여행 루트와 예산, 벌면서 여행하기 프로젝트를 공유하고자 한다.



◎ 여행계획


[2024, 국내 백일살기]


봄은 제주, 여름은 강원, 가을은 전라, 겨울은 경남/전남 남해안에서 보낼 계획이다.

도시는 확정하지 않고, 지역만 정했다. 선정 기준은 여름은 덜 덥게, 겨울은 덜 춥게 보낼 수 있는 곳.     


[2025, 해외 한달살기]     


3~7월 : 동유럽

(안) 튀르키예 남부-그리스 섬-마케도니아-세르비아-오스트리아-헝가리


 * 2월과 8월에는 병원 진료 및 집안 행사로 한국에 머물 예정


9~10월 : 스페인, 포르투갈


11~1월 : 동남아 3개국

(안) 태국 치앙마이-말레이시아–베트남 달랏     



선정 기준은 안 가본 곳 위주, 날씨와 물가, 치안이다.

추위가 싫기도 하지만 겨울옷을 가지고 다니는 게 부담이라 패딩이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 겨울을 보내고 싶다. 물가가 저렴한 곳에서 살아야 한정된 예산으로 생활의 질이 나아질 테니, 물가 비싼 서유럽, 북유럽은 패스했다.     



◎ 여행예산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볼 때 궁금한 게 ‘그래서 얼마나 들었나?’였다. 타인의 경험을 참고하여 나의 여행예산을 세웠다.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한달살기 비용을 공유하나, 그들이 한국에서 살 때는 얼마나 쓰던 사람들일까 궁금했다. 그래야 평소 자신과 비교하여 참고할 수 있으니.

    

부부로 구성된 우리 가족 생활비는 월 평균 314만 원이다. 고정비 122만 원, 변동비 192만 원.(23년 기준)     


앞으로 2년간 추가되어야 할 금액과 제해질 금액을 예상해 보았다.     

고정비에 년 100만 원 예비비를 책정하여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것이다. 대신 인터넷 비용, 관리비 및 공과금, 주담대 원리금 등을 줄여 월 52만 원은 덜 쓸 것 같다.


변동비에 주거비, 이동비, 외식비가 추가되어야 한다. 남편의 직업 특성상 월 50만 원 가까이 들어가던 유류비는 20만 원 이하로 쓸 거라 예상한다.     


[24년 국내여행 예산]

(고정비 70+주거비 150+이동비 10+생활비 170)*12에 예비비를 더하면 4,900만 원이 예상된다.      


[25년 해외여행 예산]

고정비 월 70만 원, 년 840만 원

생활비 년 3,640만 원

 - 동남아 3개월 510만 원 (월 생활비 100, 주거비 70)

 - 서유럽 3개월 1,410만 원(월 생활비 220, 주거비 250)

 - 동유럽 4개월 1,080만 원(생활비 120, 주거비 150)

 - 한국 2개월 640만 원(생활비 170+주거비 150)

예비비 100만 원과 이동비 년 500만 원 더하면 5,080만 원이 예상된다.     


2년간 여행 예산은 총 1억 원이다.


“여행비 1억 원 모아뒀어?” 누군가 쿡 찌른다면, “쿨럭, 아뇨. 1억이 무슨 애 이름이래요?” 당당히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서 무슨 정신으로 가는 거야? 묻고 싶다면 아래의 ‘벌면서 여행하기 프로젝트’를 보시기 바란다.


◎ 벌면서 여행하기 프로젝트     


한달살기 계획을 지인과 공유하면 첫 반응은 부러움이고, 두 번째 눈빛은 걱정이었다. ‘얘네들 뭔 생각이래?’ 이런 느낌? ㅎㅎㅎ      

궁금하고 걱정스러운 주제는 ‘돈’인 것 같다. 여행비로 모아둔 돈은 예산 총 1억 원의 반 정도 된다. 나머지 반은 어떻게 채우나? 가진 건 집 한 채. 디지털노마드로 일하며 여행할 재주는 없다. 이 상황에서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투자뿐이다.  

    

월세를 받거나, 전세를 두고 전세금 투자를 하는 것이다. 월세를 받는 것보다 전세금 직접 투자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2024년은 비트코인 반감기도 있고(4월), 미국 대선도 있으며(11월), 금리인하 가능성(과연 언제?)도 높은 해라 코인, 미국 주식, 채권에 투자하기로 했다.  

    

포트폴리오는 이렇다.

2년간의 생활비 1억 원은 파킹통장과 예금, ELS에 투자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하려 한다.

나머지의 50%는 미국 장기채권 ETF에, 50%는 배당주와 코인에 투자할 계획이다. 생활비를 확보해 두었기 때문에 투자금을 급하게 손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아니, 없길 바란다! plz~)     


2년간 배당금과 손익을 합쳐 5천만 원 이상만 되어도 나의 ‘벌면서 여행하기’ 프로젝트는 성공이다. 우리 부부의 성향을 반영하여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그동안의 경험에 책과 유튜브로 공부하고 리포트를 찾아보며 분석하였다. 시나리오별 엑셀 표를 만들어 수십 차례 돌리며 정교화하였다.     

누가 미래를 확신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어리석은 오만이다. 다만 자료 분석과 공부를 통해 확률을 높일 뿐이다. 긴 시간 준비했지만 걱정이 앞선다. 열정이 탐욕이 되어 인생의 귀한 2년을 망칠까 봐, 신중이 우유부단이 되어 할걸, 살걸, 팔걸 껄무새가 될까 봐. 그동안 나름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는 운에 맡기고 시작해 보는 수밖에.      



제주도에 도착한 지 3주가 되어간다.

3월 중순이 되자 제주에 봄이 성큼성큼 오고 있다. 유채는 만발하였고, 목련이 피기 시작하였으며 매화가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따스한 햇살에 응답하는 바다의 윤슬을 보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살아보니 어때요?” 물어온다면, “기대를 많이 안 했던 것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네요.” 배시시 웃을 것 같다.

“예산대로 쓰고 있나요?” 질문한다면, “제가 좀 타이트하게 짰더라고요.” 민망하게 큭큭거릴 것이고,

“벌면서 여행하기 프로젝트는 잘 되어가나요?” 마지막 질문이 돌아온다면, “뭘 그런 걸 물어요.” 미소 지을 것 같다. 씨~익 ^___^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하고 여행 가겠다는 이야기를 부모님께 어떻게 하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