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Jun 13. 2024

파이어족 부부, 제주 백일살기  수입과 지출

전세금 투자하며 여행하는 부부 이야기(확정수입 공개)

 우리 부부는 올 2월 말, 살던 아파트를 전세 두고 그 보증금으로 투자하며 여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


 벌며 여행하는 삶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두려움이 많았다. 내가 주장한 이 삶으로 우리 가정의 미래가 쪼그라들고 불행해질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확실한 현재의 행복을 포기한다면 후회가 더 클 거라 판단하고 과감하게 일을 저질렀다.


 물론 로망 하나로 나온 것은 아니다.


 몇 년에 걸쳐, 2년간의 ‘벌며 여행하기’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불안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책과 리포트를 읽고 도움이 되는 영상을 반복해서 보았다.


 공부를 통해 성공 확률 100% 보장받못해도, 실패 확률을 1%라도 낮출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여행 나온 지 100일이 지나니 문득 궁금해졌다. 그동안 우리는 총얼마를 썼고 얼마나 벌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상반기 결산이고, 집 한 채로 파이어족을 선택한 40대 부부의 삶이 궁금한 독자들에게는 참고가 될 것 같아 우리 부부의 사례를 공유한다.     




[제주 100일 살이 비용]     


 정확하게 98일 지냈고, 이동비(육지 ↔ 제주) 제외 현지 총비용은 1,397만 원 들었다 

 - 고정비 : 약 120만 원(보험금 등 개인 비용)

 - 주거비 : 560만 원(공과금 포함)

 - 생활비 : 717만 원(식비 포함 모든 비용)    

 

 생활비 중 500만 원은 먹는 데 썼다. 마트, 외식, 카페 비용이다. 생필품 및 의류 구입 등 쇼핑 80만 원, 유류비 60만 원, 의료비와 (건강 목적) 마사지를 받는 데에 60만 원을 썼다. 나머지는 소소하게 관광 입장권 구입, 통신비였다.  

   

 한 달 예산이 400만 원이니, 98일로 환산하면 1,306만 원이다. 예산보다 약 90만 원을 초과 집행했지만, 물가 비싼 제주니까~처음이라 좌충우돌 비용도 있었고, 손님 방문도 잦았던 여행지였으니 이 정도면 잘 맞추어 쓴 것 같다.

    


[투자 현황]     


● 투자 포트폴리오 : 현금 1억 원(2년간의 여행자금), 나머지를 채권(60%), 주식(25%), 코인(15%)으로 구성     


<현금이라고 놀릴 순 없지>

현금이라고 놀릴 순 없으니 ELS(수익률 6% 기대), 저축은행 파킹통장(애*온 저축은행, 3.5~3.7%), 증권회사 CMA 계좌 발행어음(N*투자증권, 2.8%) 등에 분산해 두었다. 환율에 따라 때때로 외화 RP에 투자하거나 공모주에 청약하며 용돈을 벌기도 한다.

      

<인내심을 길러주는 채권>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의 60%를 미국채권 ETF에 투자하였다. 예상보다 미국 금리인하가 늦어지고 있어 원하는 수준의 수익률 달성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시간이라는 무기를 가진다면 가장 마음 편한 투자처라 생각하기에, 현재의 평가액이 원금 대비 약간 (-)인 상황이나 크게 신경 쓰이진 않는다.      


<주식, 배당주와 성장주의 하모니>

 25%는 미국 기술주와 ISA계좌를 활용하여 국내 배당주에 투자하였다. 배당주는 현재 수입이 없는 우리 가정에 소액이라도 급여를 만들어주고, 주가 등락도 상대적으로 잔잔한 편이라 내 성향과 잘 맞다. 대신, 수익은 매우 귀여운 수준이다.


 남편은 그의 성향을 반영하여 미국 기술주를 담았다. 그가 선택한 엔비디아는 우리의 계좌 중 가장 큰 수익률을 자랑한다. 여보, 잘했어!     


<코린이의 코인 도전>

 2017년 코인붐과 2108년 코인 폭락을 간접 체험하며, 코인=도박이라 여기고 쳐다도 안 봤다. 그러다 21년 코인붐을 다시 겪으며 관련 책들읽고, 22년부터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코인 소액 매수를 시작했다. 보유 자산은 수익 상황이다.



[100일간의 확정수입]     


 평가금액은 시시각각 변하는 숫자일 뿐, 매도하여 내 계좌로 들어오지 않은 돈은 아직 내 것이 아니므로 입금이 완료된 확정수입만 밝힌다.

      

 100일간의 수입은 약 800만 원이다.

 현금 이자 수입 등 125만 원(세후), 배당금 125만 원(세후), 나머지는 주식 매도 이익금(세전)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수중 현금은 총 여행 예산인 1억 원의 반 정도였다.

여행비를 다 모아서 떠났으면 좋았겠지만, 외벌이에 대출까지 있다 보니 저축이 쉽지 않았다.


‘길이 없으면 만들자’라는 생각에 ‘벌면서 여행하기’ 프로젝트에 도전하였다. 도전 목표 step 1은 2년 동안 5천만 원(즉, 2년 차의 여행비) 벌기였다.     


 전세보증금이므로 최대한 잃지 않는 투자를 지향한다.

그래서 채권 비중을 높이고, 주식은 배당주 위주로 매수했고, 코인 투자는 욕심을 줄였다. 혹시라도 잘못되어 총보유액이 전세보증금을 보장하기 힘든 시점이 온다면 우리 부부는 즉시 여행을 중단하고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로 했다. 그래도 안 된다면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도 알아두었다.


 여행 준비 단계에서는 프로젝트의 실패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막상 이 삶을 시작하니 오히려 담담해졌다. 가장 큰 것은 2년간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얻은 안정감이다. 조정이 와서 계좌가 일시적으로 (-)가 되더라도 우리에겐 확보된 현금과 시간이 있으니 패닉셀하지 않고 버틸 수가 있었다.

      

 지난 100일의 투자 여정과 결과를 정리하다 보니 ‘벌며 여행하기’ 목표 step 1은 무난하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생긴다. 이 프로젝트가 꼭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목표 step 1을 넘어 step 2, step 3까지 달성하여 계속 구독자님들과 정보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


개미님들 모두 성공 투자하시길!


(+) 이 글을 자랑하기 위해 쓴 것도 아니고(자랑할 정도도 아니고), 투자를 부추기기 위해서 쓴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외벌이에 대출 갚고 나면 알뜰하게 살아도 저축금은 0원에, 나의 건강상 이유로 취업은 쉽지 않아 현실이 답답했던 과거의 나에게(혹은 나와 같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우리네 사는 방식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현실에서 답을 찾기 힘들 때는 생각의 틀을 깨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몸소 실천해 보니 생각보다 더 괜찮은데요~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달 살기 중 손님치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