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슬기 Apr 06. 2020

다르게 산다더니 매일 SNS를 했다

근데 SNS를 하며 배운 것이 많다.


잠시 다르게 산다고 말하고 가장 많이 한 것은 SNS였다.


아침 알람을 끄고 가장 먼저 들어가는 것은 인스타그램이다. 어젯밤까지 보다가 잤는데도 아침이면 새로운 이미지와 글로 피드가 가득 찬다. 그 이후 트위터로 넘어간다. 주로 눈팅을 하면서 리트윗을 하기 바쁘다. 왜 이렇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 많은지 트위터를 보면 놀란다. 그리고 유튜브 앱을 클릭한다. 한 번 들어가면 20~30분은 순삭이다. 유튜브는 아침에는 새로운 것이 많이 없다. 주로 오후 5시부터 새벽까지 활성화가 되는 기분이다. 



SNS는 내게 습관 같은 것이다. 마케터로 SNS 채널 운영 및 콘텐츠 기획을 하면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SNS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것이 익숙해졌다. 초마다 생성되는 새로운 콘텐츠를 본다. 지금 이 시기에는 이런 식은 콘텐츠가 소비되면서 흘러가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 흥미롭지만 또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모두가 익히 아는 SNS 악영향은 나 자신이 작아지는 것이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게 되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그를 부러워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끔을 끊어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직접 보고 느끼며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붙잡고 있다. 오늘은 다르게 살기 위해 매일 SNS를 하면서 느낀 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스토리 기능의 대활약,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을 보면 세상에 멋진 사람이 참 많구나 싶다. 멋지다고 느끼거나 관심이 있는 브랜드나 사람을 팔로우해서 그럴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난 모습을 보여주는 이미지를 풍긴다. 브랜드들의 주요 채널이 인스타그램이 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다른 SNS 채널은 없어도 인스타그램 채널만 운영하는 곳도 많으니 말이다. 


특히 최근 눈에 띄는 것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활용이다. 처음 인스타그램에 스토리가 생길 때는 이걸 어디다 어떻게 쓰라는 건지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이제는 안정적으로 안착된 기능이 되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브랜드에게 고객 후기를 공유하고 소통하는데 톡톡히 역할을 해낸다.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스토리의 경우 계정을 태그 하면 태그 한 계정에 DM으로 알림이 보내진다. 그러면서 자신을 태그한 고객의 스토리를 손쉽게 브랜드 스토리로 가져올 수 있다. 고객 후기는 어떤 상품과 서비스에도 중요한 자산 중 하나이다. 특히 신제품일수록 사람들은 행동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때 이 제품을 직접 써본 고객들의 긍정적인 리뷰들이 많다면 신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에 스토리를 통해 실제 고객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다시 공유하고 이를 중심으로 후기를 남겨준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은 잠재고객에게도 핵심 고객에게도 긍정적이다. 


재밌는 것은 스토리 기능에서 '하이라이트' 설정이다. 기본적으로 스토리는 24시간 동안 보이도록 세팅되어있다. 그러나 프로필 상단에 하이라이트를 만들면 올렸던 스토리 아카이빙해서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 기능을 통해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기존에 할 수 없던 것들이 대부분 해결된다. 



콘텐츠를 카테고리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 채널의 경우 피드가 각기 다른 낱개로 보이기에 처음 본 사람들이 해당 계정을 바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상단 하이라이트를 통해 이 계정은 어떤 것을 보여주는구나, 이런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고 빠르게 반응을 할지 안 할지 결정하게 만든다. 이에 상단에 보이는 하이라이트 기능으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노력한다.




문장으로 쌓아 올린 전쟁터, 트위터 


트위터를 했던 이유는 어떤 신조어든 이슈든 다 이곳에서 시작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한 트위터는 다른 SNS 채널과 확연히 다른 색깔을 가진다.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인스타그램이 SNS계의 천국이라면 트위터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총성 없는 전쟁이 이뤄지는 곳이다. 어쩜 그리 말들을 잘하는지. 가시가 있지만 위트가 넘치는 문장, 분노로 활활 타오르는 문장, 간혹 경지에 이른 듯한 희망적인 문장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에 주로 눈팅을 하면서 리트윗을 하고 하트를 누르기 바쁘다. 타 채널과 다르게 게시 문구 중심으로 링크도 활성화되기에 다양한 글이나 기사, 영상들이 함께 공유된다. 트위터를 하면서 보게 된 기사나 인터뷰들이 많다. 


그리고 트위터는 특히 여성, 소수자, 친환경, 비건 등의 주제로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는 곳이다. 이에 관련된 분야의 브랜드라면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볼 만하다. 가끔 화력이 붙으면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가기도 하기 때문에. 하지만 모든 것에 장단이 존재하듯 트위터에서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반면 부정적인 의견도 동시에 발생한다. 불편한 감정이나 다른 의견을 적는 것이 일반적인 채널이기에 자칫하면 브랜드에 치명적인 이슈가 생길 수도 있다. 





모두 모두 모여라! 유튜브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키우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 콘텐츠를 즐긴다는 점과 해당 채널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브랜드 채널을 키운다는 것은 꽤 어렵다. 우선 브랜드 채널의 유튜브 콘텐츠는 재미가 없다. 상품을 소개하고 자신들의 행사를 보여주는 것이 브랜드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는 작업이지만 구독자를 키우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볼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유튜브 채널의 특성상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다. 이에 주 1회 이상으로 성실하게 콘텐츠가 게재되어야 한다. 허나 영상 콘텐츠의 경우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손이 많이 가는 편이라 이러한 리소스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유튜브 채널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유튜브 개인 채널(bit.ly/mynature_youtube) 을 운영 중이다.  우선 주 1회 주기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것이 생각보다 자주 돌아오는 편이라 소재가 점점 줄어드는 기분이 든다. 더불어 올리고 반응을 보면 채널 내에서 상대적으로 반응을 얻은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것이 보인다. 이에 타겟의 반응을 찾아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개인채널은 브이로그 중심으로 운영되며 크게 집에서 지내는 콘텐츠와 여행 콘텐츠로 나눌 수 있다. 확연하게 여행 관련 콘텐츠가 반응이 좋다. 그래서 시간이 생긴 김에 종종 여행을 다니며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예기치 않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는 요원해 보인다. 이에 새로운 기획의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다. 책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성향을 잘 녹여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어렵다. 화면에 얼굴이 나오면서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이는 매우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 고민 중이다. 이에 소설을 쓰기 위해서 소설을 많이 보듯 유튜브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튜브를 계속 보고 있다. 그러면서 꽤 인사이트가 있는 브랜드 채널을 소개하려고 한다.



|책으로 넘쳐나는 소재, 믿음사


믿음사가 유튜브라니 정말 어울리지 않은 느낌이 있었다. 당연하게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들이 많았지만, 점점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2명의 편집자를 중심으로 북디자이너를 인터뷰를 한다거나 실제 회의하는 모습을 예능처럼 보여준다. 특히 최근 콘텐츠가 정말 재밌었다. 책에 나온 음식들로 일명 먹방을 하며 흥미를 끌었고 자연스럽게 책이 궁금하게도 만들었다. 이 콘텐츠를 보며 그동안 믿음사가 쌓아온 콘텐츠를 엮는다면 고갈되지 않는 소재로 계속 재밌게 채널을 운영할 수 있어 보였다.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영상을 한번 보면 좋겠다. 책을 안 좋아해도 재밌을 거라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ZsrE70Em3J4)




유튜버를 흡수하는 콜라보 전략, 어도비 코리아


유튜브의 처음은 나에게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의 튜토리얼 채널이었다. 써보지 않았던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친절하고 상세하게 하나씩 설명해주는 유튜버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편집하는 여자>와 <비됴클래스>이다. 이들 덕분에 나는 프리미어 프로 프로그램을 익히고 지금은 능숙하게 해당 툴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유튜브 채널에는 어떤 것을 알려주는 튜토리얼 채널이 많다. 이 튜토리얼 콘텐츠의 경우 시즌 이슈를 받지 않고 정기적으로 뷰수가 도달하는 유형이다. 이에 이를 중심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유튜버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고 주로 어도비 프로그램을 알려준다. 어도비 프로그램에는 포토샵, 일러스트, 프리미어 프로, 에프터 이펙트 등 다양한 툴들이 있는데, 이것은 매우 자유도가 높고 유용하지만 문제는 무턱대고 쓰기엔 꽤 어렵게 구성이 되어있다. 그러나 또 매우 보편적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쓰는 것이 어도비 프로그램이다. 이런 제품 특성으로 유튜브 채널에 다양한 어도비 튜토리얼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어도비 코리아는 자신의 채널에 직접 어도비 프로그램 튜토리얼을 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 튜토리얼 유튜버들과 콜라보를 진행한다. 유튜버들의 장점을 어도비 콘텐츠에 녹여 고퀄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더불어 유튜버들의 팬층을 흡수하기도 한다. 샌드박스를 운영하는 유명 유튜버 도티 역시 유튜버들간의 콜라보가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어도비가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 모습이다. 최근 콘텐츠가 인상적이었는데, <현감독> 이라는 유튜버가 만든 영상을 중심으로 어떻게 촬영했고 무엇을 중점으로 편집했는지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 이를 통해 스스로 배운 것들도 있어 공유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bmnfmIuug2E)








사실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했었다. 다르게 산다고 소리쳐놓고 남들이 만들어놓은 SNS를 봤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SNS를 한다는 것이 딴짓을 하고 쓸데없는 것에 시간을 쏟는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근데 매일 SNS를 관찰하며 배운 것들이 많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SNS로 콘텐츠를 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제는 덜 부끄러워해야지. 가끔은 진짜 딴짓이라도 그것이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면 어디선가 빛나는 아이디어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잠시 다르게 살아보려 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