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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소한

퇴근 후 우연히 본

내가 바라는 하루

by 홍슬기

퇴근 후 TV를 보다가 우연히 EBS 다큐프라임 "청년"을 봤다.

TV채널이 오직 5개뿐인 우리집에서는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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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청년"에 나온 청년들은 나와 비슷한 나이이다.

아 나도 청년이구나-


부당해고를 당하고 나온 청년

소모품처럼 쓰고 버려지는 것을 한탄하는 청년

평범한 삶을 위해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

열심히 평생을 일해도 서울 하늘 아래 자기 집 하나 살 수 없는 삶을 불안해하는 청년

아침 먹고 나가서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삶을 바라는 청년

가족과 함께 지내는 삶을 원하는 청년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것일까?



나는 내일 죽어도 후회없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러면 일도 안하고 놀아야지?

그게 아니다.


오늘의 삶에 충실하고 그 속에서도 소소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며 성장해가고 싶다.

타인의 시선보다 나의 시선을 더욱 경계하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하루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 나의 업무가 굉장히 중요하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나의 하루는 무너진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나에게 묻고 물을 것이다.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는지?

내가 하고싶은 일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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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가득히 꾸미고 싶다.


꽃시장에서 사온 꽃다발로 여기저기 장식하며

여행 혹은 일상에서 찍은 사진들을 인화해 창문이 없는 벽에 붙이고 싶다.

거실에는 TV 없이 커다란 테이블과 각기 다른 의자들을 배치하며 한쪽 벽면 커다란 책장을 놓을 것이다.

커다란 책장 가득히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꽂아놓을 것이다.

가장 많이 꽂혀있는 책은 시와 에세이일 것이다.

그리고 커다란 테이블에서 넋놓고 창밖을 바라보고 싶다.

해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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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족과 따뜻한 요리를 하며 각자의 하루를 다독이고 싶다.

생각만해도 참 행복하다

그러면 내일 죽어도 후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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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삶을 언제 누릴 수 있을까?

물음표가 가득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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