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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제탐험가 Nov 03. 2020

네덜란드 코르소 준데르트

세계 축제 여행 World Festival #001

세계에서 가장 큰 꽃차퍼레이드

매년 준데르트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과 노인들은 코르소 바이러스에 감염됩니다
Every year young and old people living in Zundert are caught by the corso virus once again. There is no escape, but we wouldn’t want there to be one anyway.

코르소 준데르트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자 “매년 준데르트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과 노인들은 코르소 바이러스에 감염됩니다” 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축제이름인 코르소 준데르트와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진 비슷한 뉘앙스를 이용해 준데르트 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2020년 9월 현재 우리나라 보다 약 4배가 넘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네덜란드 상황에서 적절한 위트인지는 잘모르겠다

이 또한 문화적 차이겠지 생각해본다, 그렇다 한들 코르소 바이러스에 감염된 준데르트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올해 축제를 지키지는 못했다.
 단 ‘코르소 엑스포’란 이름으로 퍼레이드에 사용되는 꽃 차 플로트카를 전시하는 행사로 올해 축제를 대체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는 정상적인 올해 였다면 아마 9월의 첫번째 일요일인 9월 6일 성대한 꽃 차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퍼레이드의 우승을 축하하는 2일간의 파티 후, 여흥의 취기에서 이제 좀 깨어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코르소 준데르트는 네덜란드 작은마을인 준데르트에서 열리는 축제로 1936년 지금으로 부터 약80년 전 당시 ‘빌헬미나’ 여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처음 시작된 축제이다.

이 축제의 핵심은 햄릿이라고 부르는 20개의 촌락이 각기 달리아라는 꽃으로 장식된 대형 꽃 차 플로트카를 만들어 퍼레이드를 하는 것인데, 한마디로 꽃 차 퍼레이드 경연 축제이다.

물론 경연의 중심은 꽃으로 만든 플로트카이다. 지금껏 만든 꽃 차 중에는 1989년 만들어진 높이 9미터, 길이 19미터의 플로트카가 최대 크기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두고 준데르트 사람들은 자신들의 축제가 세계에서 가장 큰 꽃 차 퍼레이드라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큰 자부심 만큼이나 축제에 사용되는 각 마을을 상징화한 20개 햄릿의 플로트가를 준비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은데, 여름 한철인 6월 부터 축제가 시작되는 9월 까지 약 3개월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온 마을 사람들이 협동하여 꽃 차 플로트카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한다.

사전작업을 포함하면 실제 플로트카의 제작 기간은 훨씬 길어지는데, 개최년도의 전년도인 11월 부터 플로트카의 디자인을 시작으로, 초기 플로트카 제작에 한 두사람으로 부터 시작된 후, 축제에 가까워질수록 그 수가 늘어나 여름이 되면 100명 200명으로 불어난다.


플로트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 직업, 계층 어떤 구별을 두지 않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자원봉사자들이 축제를 만든다.

주로 마을의 젊은 사람들이 퍼레이드에 쓰이는 꽃 차 플로트카를 만드는데 투입되고, 마을의 노인들은 그 보다 조금은 수월한 플로트카를 장식할 꽃인 ‘달리아’를 심고 가꾸고, 운반하는 일을 맞게 된다.

또 한 플로트카 제작에 참여하지 않는 마을의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 퍼레이드 준데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은 플로트카를 만드는 대형텐트에서 모두가 함께 모여 공동작업으로 진행되는데 이러한 작업장이 20개가 존재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플로트카에 제작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수는 최소 1,000명에서 최대 2,000명에 달하는 규모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축제는 세대간의 소통을 만들고, 마을구성원들간의 친화력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축제가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는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여타의 꽃축제가 외부 관람객들을 타겟으로 계절적 특성을 활용한 관광자원으로만 인식하는 것에 비해 코르소 준데르트 축제는 외부 관광객을 위한 꽃 축제가 아닌 지역민들이 스스로 즐기고 참여하는 본인들을 위한 꽃 축제를 만들고 있음에 큰 차이점을 가진다

축제를 통한 관광유발과 그에 따른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는 것은 축제의 파생적 기능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축제의 근원적인 목적은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의 사회 구성원들이 세대와 계층 등 어떠한 차별적 요인들을 뛰어넘어 모두가 평등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역 공동체의 하나된 힘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축제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우린 과연 축제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을까? 소수의 공무원과 소수의 대행사들이 3개월안에 뚝딱 만들고 무엇보다 시민들보다 고위 인사들의 의전에 더많은 고민을 하는 우리 축제는 과연 어디서 부터 다시 시작해야할까? 


사진출처 : 코르소준데르크 축제 홈페이지 https://corsozundert.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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