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타이항 불 용춤 축제'

 세계 축제 여행 World Festival #024

타이항 불 용춤축제 (Tai Hang Fire Dragon)는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에 볼 수 있는 가장 중국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축제가 아닌가 싶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거나 차이나 타운을 배경으로 하는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가장 중국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등장하는 것이 용 춤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타이항 불 용춤 축제‘에 등장하는 용은 그것들과는 많이 다른 온몸을 불로 감싸고 유향냄새 가득한 폭죽과, 향 냄새를 풍기며 온마을 누비고 다닌다. 그 용의 길이만도 67미터에 이르고, 용의 머리 무게만 48kg이 나간다. 이 긴 용의 몸에는 약 2만개의 향이 꽂혀 있고, 향에 불을 붙히고 나서는 18세에서 80세 까지의 타이항에 살거나, 살았던 주민들 300명이 용을 막대에 끼워 들고선 위아래 좌우로 용을 흔드는 용춤을 추면서 온마을 누빈다.

이미 140년에 역사를 가진 홍콩의 대표적인 중추절 행사인 타이항 불 축제의 유래는 1880년 중추절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하카‘라 불리던 ‘타이항’ 사람들은 농부와 어부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1880년 중추절 저녁 마을에 갑자기 태풍이 몰아쳤고 이때 태풍과 함께 거대한 비단맴 한마리가 마을에 들이닥쳤고, 비단뱀은 마을을 돌아다니면 마을에 있는 가축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이에 화가난 마을 사람들은 태풍이 부는 깊은 밤에 비단뱀을 어렵게 죽이는데 성공했다. 

이것으로 태풍과 함께 들이닥친 거대한 비단뱀의 출현 소동은 끝이라 생각하고 간밤에 잡은 비단뱀을 확인하러 나가봤지만 다음날 아침 비단뱀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몇일이 진나고 나서 마을에는 치명적인 역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마을사람들이 병마에 시달려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의 장로가 꿈에서 부처님이 나타나 마을의 불운과 악령을 없애기 위해서는 비단뱀을 이길 수 있는 ‘불의 용’ (Fire Dragon)이라고 가르쳐 주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마을 사람들은 등나무로 용의 몸을 만들고 용의 몸 전체에 향불을 꽂아 놓고 불을 붙혀 ‘불의 용‘을 만들었다. 그리고 불의 용을 들고 온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벼 불운과 악령을 없애기 위해 ‘불용춤’ 파이어 드래곤 댄스를 추었다. 그러자 부처님의 말씀처럼 마을의 전염병은 사라졌다. 그 후로 홍콩 사람들은 중추절이되면 ‘불용, 파이어 드래곤’을 만들고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춤을 140년째 추고 있는 것이 바로 ‘타이 항 불 용춤 축제‘ 이다. 그러나 140년 전 역병을 물리쳤던 타이항 불 용춤 축제도 코로나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었나 보다, 올해 타이항 불 용춤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 되었다

사진출처 : Tai Ngai-l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