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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제탐험가 Dec 27. 2020

뉴질랜드 ‘넬슨 아트 페스티벌’

세계 축제 여행 World Festival #33

4,000여명의 아이들의 가면 퍼레이드

어제는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인 강영규 감독님의 초대로 ‘어바웃 타임 중도’라는 축제에 토론자로 참여했는데 토론도 물론 즐거웠지만 북한강 한가운데 놓여진 중도의 숲속에서 개최한 토론은 일보다 힐링에 가까웠다.

참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사람과 사람들이 모여 같이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지독한 가뭄의 갈라진 논바닥처럼 매말라 가고 있는 요즘의 정서에 큰 단비가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복잡하고 어려운 그렇지만 그래서 신비롭고 강력한 매력을 가진 인도의 축제이야기는 잠시 멈추고 아름다운 자연에서 평화롭기 그지없는 예술축제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오늘의 축제는 뉴질랜드 ‘넬슨’에서 개최하는 ‘넬슨 아트 페스티벌‘이다

축제의 개최지인 넬슨은 뉴질랜드 수도인 웰링턴 옆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지만 큰 도시 못지않은 위락시설을 갖춘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낚시 항구이다. 뿐만 아니라 최고의 와인이 생산되며, 예술산업이 번창하며, 뉴질랜드 특유의 뉴질랜드 사람의 애칭 ‘키위’로 표현되는 친철하고 따듯한 환대문화가 있다. 친절한 키위 사람들이 가져다 주는 맛있는 와인을 마시면 아름다운 항구도시에서의 문화예술에 취하는 것은 지금 같은 펜데믹 상황에서는 정말이지 꿈과 같은 일이다. 하지만 뉴질랜드안에서는 그 꿈과 같은 일이 올해도 이루어지고 있다.


뉴질랜드는 10월 7일 두번째 코로나19 종식선언을 했으며 대중교통과 공공장소의 마스크 착용도 해제되었다.

10월10일 크리이스터치시에서 열린 음악축제에는 5,000여명이 참가했고, 우리나라의 한일전 축구와도 같은 뉴질랜드와 호주의 럭비 경기가 3만관중이 모인 가운데 개최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넬슨 아트페스티벌 역시 온라인 축제가 아닌 이전 방식의 대면 축제로 개최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종식이전 축제 준비과정에서 정상적인 축제가 준비될 수 없다는 불확실성에 의해 준비과정과 많은 인원들이 참여하는 축제 프로그램은 사전에 취소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올해는 축제가 축소해서 개최하게 되었다. 대표적 것이 넬슨 아트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이자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지역 초등학생들 4,000여명으로 구성된 ‘가면 퍼레이드 (Nelson Masked Parade)’가 취소 되었다. 이 축제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기도 한 아이들의 가면 퍼레이드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 준비 초기 취소가 되어 올해는 아쉽게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내가 축제관련된 강의나 토론을 할때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축제에 있어 ‘시민 조직화’이다 

세계적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며 수많은 역경속에서도 고유의 정체성과 콘텐츠를 유지하며 발전해가고 있는 유수의 축제들의 특징들을 보면 시민 주도적인, 시민 축제 조직이 아주 탄탄하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특히나 코로나19와 같은 축제 개최 여부 및 축소,변경 등 대단히 중요한 판단을 해야하는 경우 조직화 된 시민의 축제 결정권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관주도형 축제 조직의 단편적 구조에서 축제의 개최여부에 따른 책임을 오롯이 지고 있는 공무원의 입장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축제의 취소 사유로서 코로나는 아주 명백하고 확실한 사유가 된다. 축제를 진심으로 애정하고 축제에 대한 열정이 있지 않는한 코로나 시대 어떤 방식으로든 축제를 이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차원에서 행정 담당공무원에게는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축제와 관련돈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책임 무게를 좀더 덜어주고 시민들은 그 책임을 나누어지 짊어지고 대신 축제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권한을 함께 받아야한다. 이러한 과정의 일 ,축제의 시민자산화, 시민조직화의 일은 관과 민간 사이의 축제상설조직이 해야 할 일이다. 물론 축제 상설조직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암튼, 시민조직화 과정 중에는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축제학교 부터 지역민을 주축으로 한 축제 추진체계, 그리고 자원봉사자로 구축된 시민 축제 실행조직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이 지역 학교와의 연계이다. 축제는 가장 중요한게 지속가능성이고, 그 오랜 역사와 전통이 세대와 세대로 이어지면서 세대를 뛰어넘는 지역의 문화적 공감대를 축제란것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나와 나의 아버지와 그리고 할아버지, 그리고 나의 자식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해 하나의 공통된 축제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면 어떨까? 미국의 가정들이 세대를 이어가며 지역의 야구팀을 응원하거나 유럽의 가족들이 대대로 지역의 축구팀을 응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3대 또는 4대에 걸쳐 축제에 관람가자가 아닌 축제를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과정의 축제가 지역에 있다면 그런 축제는 과연 관이 주도할까 시민이 주도할까?

그런 시민 주도 축제의 시작을 난 지역 초등학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교육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이미 초등학교에서 하고 있는 지역의 문화 교육에 지역의 축제 교육을 넣고 방과후학교를 통해 축제에 참가할 준비를 하고, 축제에 모든 지역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 그 축제의 미래는 참으로 밝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축제가 얼마남지 않았는데, 교육청이랑은 어떻게 협의하고 등등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치부당했지만 ‘ 넬슨 아트 페스티벌’은 지역의 거의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가면 퍼레이드를 이미 25년 동안 개최하고 있다. 

넬슨 아트페스티벌은 10월 한달간 앞서 말한 초등학생들의 가면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코메디, 댄스, 가족, 필름, 무료/기부, 코레로(포럼), 음악, 시각예술, 작가, 특별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도시 공연장, 전시장, 야외 공간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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