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제 여행 World Festival #36
1392년 조선 건국 후 태조는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기고 ‘경복궁’을 지었다. 이후 정종이 다시 수도를 개성으로 옮겼다가 또 다시 태종이 왕위에 오르며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고 새로운 이궁인 ‘창덕궁’을 새웠는데 조선의 대부분의 왕들이 창덕궁에서 살며 조선의 패표적인 궁궐역할을 했다.
1418년에는 세종이 즉위하고 상왕인 태종을 위해 창덕궁 동쪽에 수강궁을을 지었는데 이것이 성종에 이르러 크게 확장하여 ‘창경궁’이라 칭했다. 광해군에 이르러서는 인왕산의 왕기를 누리기 위해 지금의 ‘경희궁’인 경덕궁을 지었고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황궁으로 사용한 ‘경운궁’은 1907년 고종이 황위에서 물러나자 ‘덕수궁‘이란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다. 위에 언급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 5대 궁궐과 종묘에서 매년 봄에 개최하던 궁궐축제가 ‘궁중문화축전’이다
2015년 첫 시작한 궁중문화 축전은 문화재청에서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불과 올해 6번째 맞는 축제이지만 그 성장세와 인지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성공 비결에는 첫번째가 ‘궁’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힘과 궁자체에서 뿜어 나오는 아우라는 어떠한 문화예술적 행위도 보다 신비로운 경험으로 와 닿게 하는 에너지가 있다.
더군다나 조선시대로부터 시작된 건축문화의 정수인 궁궐에 빛이 더해져 발산하는 신비로움은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이다.
바로 두번째 성공비결이 바로 궁중문화축전의 야간 콘텐츠이다. 궁이란 실경을 활용한 광화문의 미디어파사드쇼, 궁중문화 축전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야간 상설공연인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인 경회루 연못에서 펼쳐지는 ‘경회루 판타지‘ 올해 처음 시도된 창경궁의 숲길을 따라 펼쳐지는 조명과 홀로그램 프로젝션 맵핑으로 연출한 워킹스루 방식의 미디어 아트전까지 궁궐이란 파사드와 궁궐안의 도심속 자연을 피사체로 한 야간 콘텐츠는 축제 참여자들에게 가장 인상 깊은 프로그램으로 궁중문화축전을 화제거리로 만들고 있다.
세번째 성공 비결으로는 궁중문화 축제가 가지고 있는 축제 역량과 노하우의 축적이다.
궁중문화 축전의 프로그램은 여타의 축제와 달리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매년 새롭개 재편 되기보다는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해를 거듭 할 수록 프로그램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
끝으로 네번째 주최 주관 기관의 의지이다. 과거 필자가 2009년 하이서울페스티벌 ‘궁‘축제를 할 당시에는 궁에서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수많은 제약조건으로 인해 극히 제한적인 환경에서 기획을 해야 하는 행사였다.
그 이유는 누구나 알겠지만 모든 것이 문화재로 지정된 궁궐이자 궁궐 바로 뒤가 청와대가 있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문화재를 보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해야 한다는 정책적 변화에 따라 주최기관과 주관기관의 협력으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궁궐에서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문화예술의 정책의 변화와 이를 수용하는 주최,주관기관의 적극적 행정과 문화예술의 상상력이 보태어지면서 궁중문화축전은 서울의 대표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더 나아가 머지않아 서울, 궁궐, 디지털아트를 상징화 되며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나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가 되지 않을까 예측된다.
축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기획자 또는 연출가에게 서울 도심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경공연장인 ‘경회루’에서 공연을 기획, 연출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을 통해 서울시청광장에서, 서울 빛축제를 통해 광화문광장에서 축제를 실행했던 필자 역시 광화문의 문을 넘지는 못했다. 그래도 어제 밤 방탄소년단의 RM도 예매를 위해 광클 했지만 실패했다는, 티켓 오픈 2분 만에 매진된 조형제 연출감독의 작품인 경회루에서 펼쳐진 ‘궁중연화’를 VIP(?)석에서 직관한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
궁중문화축전은 2018년 49만명의 관람객을 기록하고, 2015년을 시작으로 4년간 총 200만명이 찾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신생 유망 축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