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고깃집 사장이 알려주는 고깃집에 대한 모든 것

폐업 이후 돌아보는 지난 나날들

by 훈달


2015년 9월에 가게를 개업하고 2019년 4월에 폐업을 했습니다. 햇수로 5년, 실 운영 기간 43개월 정도.

현재는 19년도 5월에 복직한 회사에서 바쁜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공간을 마련해 저의 경험담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자영업을 하려고 계획중이신 분들이 보셔도 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약 5년여간 운영했던 저의 예전 가게를 이 글 하나에 모두 담을 순 없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과 함께 내레이션 형식으로 그 당시에 제가 느꼈던 감정이나 그리고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게 되었던 것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게 할 때 당시의 삼겹살, 수많은 변화를 겪는다.


가게 할 때 당시의 삼겹살, 수많은 변화를 겪는다.







지긋지긋한 회사를 때려치우고 창업을 꿈꾸다.
2015년도 여름





하남xx집에서 일하던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창업을 고민하게 됩니다.

다니던 회사가 급여 수준이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지만 비전문제와 직장 상사와의 갈등,

그리고 창업을 제안하는 친구의 세 치 혀에 속아 뒤도 안 돌아보고 창업을 결정합니다.



퇴사 후 고기를 사서 집 베란다에서 테스트를 해보는 과정




이 글을 보시다 보면 계속 느끼실 수 있을 만한 게 저의 최대 단점인 묻지 마 실행입니다.

저는 무지성인 채로 굉장히 오랜 시간 살아왔고 무언가 중대사를 결정할 때도 본능에 이끌려 결정하고 쉽게 실행해버립니다.


또한 쉽게 실행했던 만큼 꾸준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금방 포기해버리는 아주 안 좋은 습관이 있었는데 그나마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무언가에 빠지면 미칠듯한 실행력으로 파고든다는 장점이 있었다는 것.

이 이상 그 이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바보처럼 휘둘리고


그리고 실행하고


아니다 싶으면


포기하고.


이 루틴이 제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때는 지긋지긋한 회사를 퇴사하고 남다른 실행력이 있는 만큼 나보다 많이 알고 있는 하남돼지집 친구보다는 많이 알자는 마인드로 저만의 장점을 살려 엄청난 파고들기를 시전합니다만, 그래봐야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성 초보 창업 준비 생일뿐입니다.


고기의 칼집이 X가 나을지 1자가 나을지 집 베란다(;;;)에서 테스트를 합니다.






기존 하남xx집에는 초벌이 있었기 때문에 고기에 칼집을 내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초벌이 없으므로 고기의 식감을 위해 칼집이 필요하다!

주의였기 때문에 엑스 자 칼집, 일자 칼집, 그리고 칼집의 깊이 등을 테스트하기 시작합니다.


이 테스트들과 더불어 가게에서 사용할 소스 개발과 그릴링도 같이 테스트를 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알바를 많이 했고 요리를 자주 해먹던 습관이 있어서 칼질이나 요리 센스 같은 건 평균 30세 남자들보다는 나은 수준이었고 나름 자신 있게 준비할 수는 있었습니다.



집에서 테스트 중일 때의 모습들




실제로 이 당시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전 조사로 학습했던 웻에이징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소형 김치냉장고에 숙성하였고 적당한 칼집과 240도 이상 가열된 그릴에 빠르게 고기의 4면을 구워내고 가위로

잘라내서 육즙 보존의 방식으로 테스트하니 맛이 안 좋을 수는 없었겠죠.


심지어 젊은 청년들이 얼마나 자의식과잉에 빠져있었겠나요? 뭘 먹어도 본인들이 한건 다 맛있었을 기간이었을 겁니다.


미추리 부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테스트도 같이 해줍니다. 미추리는 삼겹살 부위에 구이용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질긴 살코기 부분을 뜻합니다.



삼겹살의 미추리 부분 (이 부위까지는 상품화가 대부분 이뤄집니다)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저 같은 경우는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창업을 결정하게 된 건 실제로 시장조사나 나만의 경쟁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성인 상태에서 결정을 한 것이고


위의 테스트들은 창업 결정 이후에 퇴사를 하고 난 다음 실행했던 일들이죠. 원래대로라면 테스트 이후에 확신이 서면 퇴사를 하고 창업을 결정하는 게 정상적인 루트라고 봐야 하고요.


이런 실행력은 제 인생에서 아주 나쁜 습관이자 단점으로 손꼽힙니다. 무대뽀식 실행력이라 살면서 금전적인 손해나 인간관계를 잃은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내 고깃집은 대박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 본격적으로 준비물을 구비하자.






창업을 결정했고 맛의 검증까지 끝났으니

(맛 검증은 본인들끼리만 함)

이제 어떤 준비물들이 있는지 고민하고 메모해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고깃집 창업에 필요한 준비물은 30평 기준으로

숙성고 2대, 최소 50리터 온수기, 그릇세트, 수저, 컵, 바트 냉장고(반찬 수에 맞게),

홀에서 사용할 카트, 유니폼, 브랜딩, 에어컨, 선풍기, 아기의자,손님 테이블, 의자, 간판, 칼, 도마, 주방용 냉장고, 주방용 선반, 집게, 가위,오픈하면 바로 사용할 원육, 미리 삭혀놀 김치 (묵은지), 손님 테이블 닦을 행주,

코인 티슈나 물티슈, 주방에서 신을 장화, 조리 모, 로스터 혹은 버너,전자저울, 업소용 식기세척기









여기까지는 창업자가 직접 준비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가게를 오픈하기 전에 주류 계약을 맺게 되는데 주류 업체에서 보통 지원해 주는 게 따로 있으므로 그건 아래에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위의 준비물과 30평 남짓의 공간만 있으면 고깃집은 창업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선택할 사항이 고기를 내가 구워줄 것인가, 고기를 손님 보고 굽게 할 것인가,

고기의 두께는 어떻게 할 것이며 테이블에 로스터를 매립할 것인가, 요즘 유행하는 냉동 삼겹살집들처럼 버너를 사용할 것인가 등이 있습니다.


주류 냉장고와 앞치마, 가격표, 병따개, 물병 등은 주류 업체와 계약을 하면 롯데나 진로 직원을 연결시켜주는데 이분들에게 지원을 받으시면 되니 굳이 돈 들여서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업체들 하고도 계약을 진행하셔야 하는데 필수로 계약해야만 하는 업체를 적어봅니다.






1. 인테리어 업체 (셀프로 처리 시 필요 없음)

2. 포스 업체 (가급적이면 사용을 권함, cctv 패키지로 계약하면 좋음)

3. 주류 업체 (짝당 단가 조율하시면 되고 보통 초보 창업자들에겐 박함)

4. 육가공 업체 (원육 등급이나 이력 등을 조회하여 좋은 업체로 선정)

5. 식자재 마트 (식자재를 사용할지 혹은 재래시장을 이용할지, 보통은 식자재마트)

6. 로스터 업체 (황학동에서 구매하는 건 비추)



업체들은 이 정도면 충분하고

이제 동선이나 순서를 정리해 보자면






1순위 가게 입지 및 실제 영업할 가게 알아보기






*내가 알아본 가게 임대료가 주변 시세 대비 적당한지


*건물주는 선해 보이는지


*내가 장사를 하고자 하는 입지가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인지


*주차장이 있는 곳을 알아보고 온라인 마케팅으로 할 것인지


*주차장이 없고 이면 도로에 위치한 저렴한 임대료의 가게에서 테이블 회전율을 높일 건지


*주변에 경쟁상대 가게가 있는지


여기서 주의할 점은 내가 삼겹살집이라고 해도 모든 요식업이 경쟁 대상자가 됩니다. 내가 인수하는 가게는 업종이 뭔지, 이 가게는 왜 폐업을 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하고 주변 경쟁 식당들이 동태탕, 실내포차, 횟집, 술집, 고깃집, 양 꼬치집, 기사식당, 치킨집, 곱창집 등 다양하게 즐비해 있을 텐데 이곳들 중에서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몇 군데나 있는지,


금, 토, 일 중에 웨이팅이 걸리는 곳이 있는지, 장사가 잘 된다면 가서 먹어보고 충분한 맛의 경쟁력이나 친절함, 구수함 등 이유가 있어서 장사가 잘 되는지 등을 주도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 과정을 배제 시킨다면 과장 약간 보태서 돌이킬 수 없는 패가망신 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일반 호프집을 인수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동네에 있는 일반 호프집을 인수했고 심지어 이 가게에 포스 매출조차 확인을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망했겠죠?)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께 말씀드리지만 폐업을 하고 안 하고 가 망함의 기준이 아닙니다.

내가 장사가 잘 되든 안 되든 이미 내 가게에 마음이 떠난 상태라면 그건 망한 가게입니다.

사장이 없어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해두던

5년은 죽자고 해야겠다,라는 강한 마인드를 가지고 뛰어들던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대부분 결여되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제가 창업을 한 과정만 보더라도 아실 수 있을 거예요.







2순위 인테리어와 각종 비품 세팅,
동선 구축
그리고 본인만의 브랜딩


인테리어 과정 및 나만의 가게 브랜딩






브랜딩


저는 가게를 브랜딩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저는 가게를 브랜딩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생에 첫 나의 가게이기도 했고


고기 맛은 사실 거기서 거기야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절대 장사하면 안 되죠 이런 마인드로는)


뭔가 좀 있어 보이는 브랜딩이 있어야 고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지분을 많이 차지했어요.


가게 간판, 메뉴판, 인테리어, 명함, 판촉 등에 사용할 모든 것들의 이미지 시안과 위치를 직접 브랜딩 했습니다.


굉장히 고통스러운 창작의 과정이었고

창작의 고통은 지금도 겪고 있기도 합니다만; (유튜브 채널 운영 중)


인테리어 비용에 얼마가 들었을까요?

2015년 당시의 시세로 평당 100만 원인 3천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인테리어에서 독박을 너무 쓴 게 컸고 가게 권리금도 시스템에어컨 폴딩도어 이 두 가지만 보고 1000만 원임에도 생각 없이 자기합리화를 하며 덜컥 인수한 거죠.



가오픈 당시의 모습





인테리어에 들어간 총비용은 의자 집기 포함 3500만 원이 사용되었고 기간도 40일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황당한 거죠. 실장이 목수 반장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을 본인이 셀프로 처리했습니다.


자신이 일하는 인건비까지 전부 계산하면서요.

요즘은 인테리어 비용 자체가 많이 상승하여 셀프로 인부들을 직접 고용하여 하시는 게 비용 면에서는 훨씬 저렴하게 마감이 가능하실 거예요.











3순위 판촉, 마케팅, 운영방식, 단골 관리










판촉과 마케팅은 분명 중요합니다.

저는 대부분 마케팅 회사에 반강제성 강매를 당하고 좋은 실적을 낼 수가 없었는데요. 이유는 당연합니다. 내 가게 마케팅은 내가 직접 챙겨야 하거늘 다른 업체에게 맡겼을 때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없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마케팅으로는 대표적으로


*소주 100원 행사 (테이블당 무제한 100원)

*5만 원 이상 식사 시 제주도 왕복 항공권 티켓 주기

*대한민국 맛집이라는 회사에 마케팅 맡기기 (버스 광고, 온라인 사이트 광고)

*블로그 체험단 블로그 글 올리기

*재내방 단골 고객님이 2회 내방째 1만 원 할인쿠폰 드리기



전부 부질없었습니다.



이유는 소비자는 결국 이런 판촉을 통해 오지만 맛과 가게의 분위기 혹은 가게와 손님의거리 등 이러한 작용들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판촉과 마케팅으로 이 작은 가게를

매출 상승세를 유지하기엔 어려웠습니다.

위에 판촉들을 적용하며 사용한 돈이 최소 500만 원은 될 겁니다.

근데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 500만 원을 사용하며 다시 진행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가게 첫 오픈 당시의 퀄리티





위의 사진이 가게를 처음 오픈했을 당시의 초라한 모습입니다. 정말 지금 봐도 탄식이 나올 정도의 퀄리티이며 이러니 오픈 빨 이런 게 없을 수밖에 없었고 소주를 100원에 팔면서 미끼상품으로 고기를 끼워파는 느낌으로 가게를 운영하니 잘 굴러 갈 수가 없었던 거죠. 위에 사진을 올려두긴 했지만 발전 변천사를 올려보도록 할게요.



기획 당시



오픈 초반 당시





삼겹살 두께 보이시나요? 저 당시엔 두께가 최고인 줄 알던 바보 같은 시절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장사의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장사를 시작하니 뭐가 진행이 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동업으로 시작했던 거라 무언가 의견을 내놓으면 그 의견이 수렴되기까지 굉장한 태클들이 들어오는데 결국은 동업 3개월 만에 저 혼자 운영을 하는 것으로 잘 마무리가 되어서 이런저런 다양한 시도를 할 수가 있었는데요.


위에부터 거론했던 저의 실행력 아시죠?

동업할 때 피드백을 주고받던 동료가 없어지니 장점은 제가 해보고 싶던 모든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는 것,


단점은 빠꾸없이 무한 실행을 함으로써 가게 자체가 획일적으로 나아가지 않고

너무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는 점.


메인은 놔둔 채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가 맞았어요. 음식 자체를 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장사를 시작하니 줏대 없이 이리 바뀌었다

저리 바뀌었다 하니 단골들도 짜증 날 수밖에 없지요.


난 얇은 거 먹으러 왔는데 얇은 게 어느새 없어져있고

난 4센티 초 두꺼운 고기 먹으러 왔는데 그건 없어졌다고 하고.



무슨 느낌인지 아시겠죠?




장사가 안되는 문제를 나에게서 찾지 않고 음식과 주변 환경에서 찾다 보니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그나마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정말 원 없이 많은 걸 도전했다는 거예요.

고기라는 종목으로 수없이 많은 걸 가지고 놀았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폐업한지 4년이 지난 지금 이런 글도 쓸 기회도 얻었고요.자의식과잉은 이미 버린 지 오래고

경험을 비료 삼아 일보 앞으로 정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며 살아왔고 폐업 이후 흔들렸던 가정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도



지치지도 않음. 쉬지 않고 도전함




점심 메뉴로 해볼까 해서 만들어봤던 삼겹 김치덮밥






우연한 기회에 구할 수 있었던 레시피




점점 발전해가서 매출로 반영이 된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갈비도 같이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가짐과 동시에 육가공에 후지, 전지, 갈비를 발주 넣고다음날 바로 테스트에 들어가서 숙성하여 익히는 과정, 시식까지진행해 본 결과 이 불판에는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석갈비로 하자 그럼! (;;;;)


석갈비까지 가서 난리 블루스 치다가 결국은

접었던 에피소드입니다.무조건 실행해서 부딪쳐 보고 난 이후에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안 좋은 습성이 있습니다.


인생에 모든 것이....





셀 수도 없을 정도의 수많은 헛짓거리들





삼겹살집에 나카사키 짬뽕을 접목시키고

크루저와 수입맥주까지 도입합니다.


근데 이런 도전들이 긍정적인 영향도 분명 있었습니다.

매출은 잘 나왔고 암사동의 작은 가게에 연예인들도 왔다 가는

기이한 현상들도 발생했습니다.




손은 이미 만신창이








집에서 노총각 st의 요리만 할 줄 알았지,

제대로 된 식당 칼질을 해본 적도 없던 놈이

식당 칼질 마스터를 하게 됩니다.



손님들 고기를 잘라주느라도 생긴 굳은살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을 안 해도 될 정도로 힘들었던 노고가 담겨있습니다.

거의 돌처럼 딱딱했고 테스트해 보려고 바늘로 찔러도 전혀 아프지 않았던 상태의 손이었어요.







매출이 2천500만 원 안팎으로

(2800만 원이 역대 최고 매출)

나올 때 당시의 메뉴판입니다.

처음 오픈했을 때보다는 가격이 많이 상승한 걸 볼 수 있습니다.



배달 준비







매출이 떨어져 시도하려 했던 배달의민족이지만

마진율을 보고 바로 포기했었던 상황.



장담할 수 있는 건 이때 만일 배달을 추진하고 진행했더라면

저는 아직도 고깃집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직도 고깃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썩 달갑진 않습니다.

이유는 아래 위기 극복 편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4순위 <위기 극복>
자영업자는 극한의 외로움과 고독감에 영혼이 메말라 간다.






저는 가게를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건

낮은 매출도 아니고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나 인간관계도 아닌 나의 시련과 고충을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극한의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이름의 포장지로 쌓인


"자의식과잉" 이었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정말 누구나 외롭습니다.

인간관계에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쉬는 날도 없이 가게를 운영해야 하고 월세도 비싸서 문을 닫을 수도 없죠.


주변 식당들이 모두 내 경쟁자인 것만 같고 장사가 안되는 이유가 마치 직원들이 잘 못해서 그러는 것 같고 셀 수 없이 많은 고통들과 번뇌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선 강력한 멘탈이 필요한데 저는 유리 멘탈이었던 게 문제가 됐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다 울기도 하고 가게 바닥에 소주병 100병을 (!) 넘게 던져서 부숴버린 적도 있습니다.



가게에서 자해를 했던 경우도 있고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바지에 소변을 본채로 기절한 적도 있습니다.

일하던 직원을 심하게 나무랐던 적도 있고..내게 벌어진 일들이 마치 벌을 받는 것만 같았습니다.


들쑥 날쑥한 매출도 이에 한몫을 했고 매출이 떨어지는 달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검토를 막상 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든 자영업자는 대부분 사람들이 자의식과잉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조리하는 음식맛이 최고라는 자부심 말이죠.



우리는 셰프가 아닙니다.


하지만 음식을 파는 자영업자는

나의 음식맛에 고집과 강단을 가지고 불도저처럼 밀어 붙입니다.


폐업을 하지않고 한자리에서 꾸준히 영업을 이어가거나

프렌차이즈까지 이어지는 브랜드들은 실제로 맛의 검증을

대중에게 인정 받았기 때문에 가능 한거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담고 있는 애절한 사진






주방일을 하다 저와 다투고 가게를 버리고 출근을 안해버린 일을 도와주시던 어머니,

맞벌이를 하는 9시에 퇴근하는 와이프,

출근할때 3시에 어린이집에서 픽업해서 데리고 온 내 아들,

한창 뛰어 놀 4살의 아들녀석이 놀아달라고 아우성 치는걸 달래가며 힘겹게 장사 준비를 마치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니 잠들어 버리는 내 아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단체손님부터 시작해서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손님들,


위의 사진은 롯데주류를 다니던 친구놈이 지나가다 손님이 많아서 가게에 잠시 들어왔을때 재밌자고 찍은 사진이었지만 저 당시에 저는 나쁜생각까지 하고있던 우울증의 극치에 치닫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거래처에 돈을 제때 주지 못하니 품질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원육의 품질


거래처에 돈을 제때 주지 못하니 품질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원육의 품질


















심지어 이런 화농이 있는 부분을 반품조차 안해줘서 폐기를 해야만 했던 날들













pse육 (물퇘지) 라고 합니다. 고기가 마이야르 반응 없이 겉면이 타버립니다.


pse육 (물퇘지) 라고 합니다. 고기가 마이야르 반응 없이 겉면이 타버립니다.





매출이 잘나올땐 마진률이 40%에 육박해서 내가 돈을 이렇게 벌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작은가게에서 수익창출이 많이 됐고 금,토만 되면 웨이팅이 걸려 웨이팅용 의자를 사서 밖에 깔아두기 일쑤였고 지갑에 현금

으로 항상 300만원 가까이 꽂아두고 다니며 벌면 얼마나 번다고 유세를 떨다 지갑도 잊어먹고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수백만원씩 현질을 하며 금팔찌를 사서 주변사람들에게 과시도 하고 이런 쓰레기같은 사상에 찌

들어서 장사를 하며 버는 돈이 전부 내돈인것마냥 뒤를 생각안하고 써버린 탓에 장사가 되지 않던 시절을 버틸 여지를 안남겨뒀던 겁니다.





현금을 단 한푼도 가지지 않은채로

마이너스통장에 신용대출로 빚을 끌어서 시작한 가게에

동업을 했던 친구놈과의 트러블로 인해서 투자금 절반을 돌려주기 위하여

대출 받은 약 4천만원 가량의 카드론 포함해서

가게를 창업할때 들어갔던 1억원의 빚은 고스란히 남겨둔채로



먹고 싶은것 다 먹고

하고싶은것 다 하며

그지 발상이같은 허송세월들을 보내다 보니

인과응보가 제게 왔던 것 같습니다.



이자가 이자를 낫는다고 버는 돈의 대부분이 이자로 나가며

성공의 대한 갈망으로 인해 검증 받지도 못한 수많은 뻘짓거리들을

짖걸이며 야금야금 한두푼씩 돈을 써대고


집도 없고 절도 없고 돈도 없고 빚만있고

건물주는 2번의 재계약마다 max로 세를 올리고

가게를 처음 시작할때 알바생 시급이 5,500원이었던게


정권 교체 이후 주휴 수당 포함한 시간당 인건비가 10,000원으로

상승했으며 고기를 구워주던 시스템이라 아르바이트생을 널널하게

사용하며 버티던 시절도 옛날 말이고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줄여야 했고


그로 인해 고기를 구워주던 서비스의 품질이 대폭 하락했고

음식 값을 올려야 했으며

여름엔 상추값이 박스당 10만원을 치솟고


돼지열병으로 인해 돼지 값이 금값이 되면서

팔아도 남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되고

육가공에 돈을 주지못해 발주를 월단위로 하여 숙성도 충분히 시키고



맛있게 유지하던 고기맛이 어느새

가장 낮은 품질의 고기들만 가게에 납품되게 되는 상황이 발생되며

쥐뿔도 없으니 거래처조차 바꿀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저는 폐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모든게 운영 미숙이자 멘탈관리를 하지 못했던

나 자신의 불찰입니다.




저는 그때 시절에 주변탓,환경탓,남탓만

일삼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뼈아프고 쓰라린 사람은 나야, 라는 헛된

망상에 빠져 공격적인 삶을 살고 있으니 주변 인간관계도 모두 틀어져 버리고


약간의 자극만 있어도 급발진하여 사고나 일으키는 아주 저급한

삼류 인생의 막바지를 살고 있었죠.


자영업을 하면서 느낀점은 정말 많습니다.

살면서 월단위로 벌어보질 못할만큼의 액수도 벌어봤고 (얼마 안됩니다)

월 결산을 했을때 심각한 마이너스로 인해서 대출을 받아가며

생활비를 메꿔야 하는 상황도 경험하고


타인의 대한 두려움을 정말 극한까지 알게 해줬었던

뼈아픈 기억만을 가진 채로 저는 수많은 폐업자들 중에

한명이 되었습니다.


저는 폐업 이후의 삶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근무만 하여도 성과급까지 들어오는 달에는

많은 급여가 들어왔고 휴무가 있고 연차가 생겼으며 퇴직금이라는게 생겼습니다.


큰아들놈이 4살이 될동안 어떻게 컸는지 솔직히 머릿속에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너무 치열하게 앞만 보며

나 자신에 있던 바로 등잔밑에 있던 문제점은 찾지 못하고

남탓,세상탓만 하며 정작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들녀석이

성장하는 과정은 눈에 담지도 못한채 시간을 보내고야 말았죠.


막둥이가 이제 3살입니다.

큰놈이 가장 예뻤을 시절에 품에 안지 못했던 것을 되풀이 하지않게

작은놈을 매일 꽉 안습니다.

그래도 큰놈은 아직도 아빠를 가장 많이 사랑하나봅니다.


폐업을 한 이후에 저의 삶은 오직 아내와 자식들에게 촛점이 맞춰서

보내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놈이라

아내도 폐업한지 4년이 되는 이 시점에도 만족은 못할것 같기는 합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죠.

가게를 하며 벌려둔 빚을 갚기 위해서는요.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를 떠나 보낼때의 심정으로 가게를 인수하신 분에게

깔끔하게 인계 해드리고자 바닥청소부터 모든 집기의 정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폴딩도어도 먼지 한톨 없게 닦아드리고 마지막을 보내고 퇴근한 날입니다.


이 분은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저 자리에서 꿋꿋이

양꼬치집을 운영하시며 장사를 잘 하고 계십니다.


무언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 저는 매번 생각합니다.

나 자신의 내면에 문제가 있다.

나만 변하면 된다.


제 최대 단점인 실행력을 살려서

현재를 살아 가고 있답니다.


저는 다시는 자영업을 할 일이 없을것입니다.

식당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단 걸 몸소 뼈저리게 경험했고


이런 글로나마 자영업자에 대한 비애를 적어보고자 기획하고 글과 사진으로

풀어보았습니다.


오늘도 식당 앞을 지나가면 마음 속 깊은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실된 응원을 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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