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속에서는 분명 너 혼자 잠들 수 있던 것 아니었니?
출산과 동시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아기 재우기였다.
예민한 기질의 딸은 밤에 잠드는 것을 유독 힘들어했고 밤 9시~아침 9시까지 재우기만 12시간 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산후관리사분이 출근하실 때쯤 우리 아기는 잠들었다.
그때 늘 마음속으로 외치고 살았던 말 "자궁 속에서는 분명히 너 혼자 잠들 수 있던 것 아니었니?"
자궁 속에서는 분명히 재워주는 사람이 없어도 아기는 혼자 잘 먹고, 잘 놀고, 잘 잤을 텐데
왜 세상 밖으로 나온 후에는 재워줘도 잠들지 못하는 것인지..
아이를 안고 밤새 울기도 하고, 너무 힘든 날에는 말 못 하는 아이에게 화도 내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기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나는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인 잠을 이겨내기 위해 나 자신과도 싸워야 했고 내 한계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말 못 하는 아이에게 제발 잠들어달라고 화내는 날에는 내 밑바닥을 확인하는 것 같아 한없이 우울하기도 했다.
분명 출산 전 노느라 밤샐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힘든 줄 몰랐는데
육아로 밤을 새울 때는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시간이 흐르고 밤에 자꾸 일어나야 하는 시절도 자연스레 지나가고 잊히고 밤새 12시간 동안 안 자고 울던 우리 첫째는 지금 7살이 되어 지금은 베개에 누우면 20분도 안되어 혼자 잠이 든다.
지금 밤새 육아로 힘들다면 외쳐보자. '이 시간은 반드시 지나간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