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담임 고난기의 서막?
나의 날자들에게
내 머릿속의 첫날은 완벽했어.
나직한 나의 물음에 너희들은 초등학교 최고 학년다운 대답을 하고, 그예 우리 모두 속으로 깊어지며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한 뼘 여는 그런 날이어야 했어.
나의 첫인상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너희들은 차가워 보인다, 엄격해 보인다, 무섭다, 깐깐할 것 같다라고 답을 해야 했어. 그러면 나는 칠판에 적힌 그 글씨들에 엑스표를 하며 난 이렇게 답을 했을거야.
난 엉뚱하고, 말이 많고,
정과 눈물도 많으며
책과 그림을 사랑해
하지만,
일찌감치 담임소개서로 나를 만난 너희들은 나의 이것저것을 꽤 파악한 후였지. 고심한 나의 오늘 드레스 코드는 뜬금포가 되었어. 무려 더 글로리의 문동은 쌤 컨셉이었는데. 수년 만에 깜장 정장을 꺼내어 입어보고 다리고 한 쌩쑈가 다 헛짓거리였지.
조밀하게 계획한 오늘의 활동은 진지할 뿐 너희들의 마음에 충분히 닿지 못했나 봐.
애국가도 교가도 부르지 않고 나의 질문에 서넛만 대답하는 것을 보며, 내가 6학년에 적응을 해도 크게 해야겠구나 싶어 그날은 입맛도 없었어. 저녁도 거르며 여러 생각으로 번다했지. 수일을 고민하며 계획한 학급 세우기 활동들을 다 바꿔야겠구나 싶어 망연했어.
그래도 한번 더.
하루만 더 해보자.
쉬이 잠들지 못하는 스스로를 껴안고 도닥였지.
긴장해서 그랬을 거야. 나도 너희들도.
그렇지 않을까?
아, 3월 2일 너희들과의 첫 만남을 한 번만 다시 하고 싶어.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