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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ite Gold Jul 21. 2020

유튜브도 도움이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

나는 꼭 직접 경험을 해봐야 깨달음을 얻는 타입니다. 아무리 책을 읽거나 지인들의 충고 또는 조언을 들어도 ‘아, 그렇구나!’ 하고는 금세 잊어버리곤 한다.

예를 들면 “각 사람에게는 각각의 체질이 있어 몸에 맞는 음식을 가까이하고, 맞지 않는 음식은 멀리해야 건강해진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러려니 했다가, 통닭 한 마리를 혼자 다 먹고, 뭐 먹을래? 하고 물으면 언제나 ‘치킨!’을 외치던 내가, 매운 음식을 잘 먹고 좋아하는 것으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내가, 첫째 아이 임신 중 딱 한번 닭고기 비린내를 느끼고서 자연스레 멀리한 지 2년, 모유수유와 연단 둘째 임신으로 매운 음식을 멀리한 지 2년 만에 수족냉증과 얼굴의 여드름이 싹 사라졌음은 물론이고, 차가운 바람과 물을 접촉하면 얼굴과 목에서 시작해 심할 경우 온몸으로 번지는 두드러기가 정말 많이 호전된 것을 느끼고 나서, 우연히 찾아간 8 체질 한의원에서 토음인이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 ‘유레카! 바로 이것이었어! 나는 닭고기와 고춧가루 등 뜨거운 성질의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던 거야!’ (손발이 차기에 몸이 냉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인삼, 대추, 삼계탕, 누룽지 등을 얼마나 많이 먹어왔던지! 그것들이 오히려 내 체온을 더 높이고, 그 뜨거운 기운이 신체 중앙에 모여 혈액순환이 더 잘 안됐음은 물론, 몸의 중심 온도와 바깥 온도가 다를 때 나타나는 두드러기 증상을 더욱 심화시켰던 것이다) 하고 깨달음을 얻고는 지금은 8 체질 신봉자가 되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섭생 표를 잘 따르며 건강하게 산다던지 하는 경우 말이다.  

  

그리고 나의 더욱 못된 버릇 중 하나는 남편이 얘기할 때는 귓등으로 듣다가 인터넷 기사나 블로그에서 동일한 내용의 글을 보면 몹시 들떠서 남편에게 “이 기사 좀 봐요, 정말 맞는 말 같아”하고 문자로 보내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도대체 왜 자기가 하는 말은 안 믿고 TV나 인터넷에 나온 내용은 그렇게 철석같이 믿는 것이냐, 이미 내가 너에게 여러 차례 말했던 내용이다 ‘라며 불만을 토로한다. 남편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얼마 전에는 자기 전에 핸드폰으로 이것저것을 보다가 오래간만에 유튜브를 클릭했다. 가끔 나는 먹방이 가미된 여행기와 뷰티 관련 브이로그를 시청하곤 했었는데, 보고 나면 배가 고파질 뿐이요, 남들은 다하는 여행을 나만 못하는 듯 한 알 수 없는 패배감을 느끼거나, 화장품과 메이크업 도구를 사는데 계획되지 않은 예산을 허비하곤 했다. 하여 일부러 멀리하던 유튜브인데(네가 좀 더 건설적인 내용의 동영상을 찾아보면 되잖니?) 오래간만에 로그인 후 우연히 눈에 들어온 영상을 하나 시청했다. 매일매일 새벽에 일찍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본인의 시간을 갖고, 직장생활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다 했는지 체크하고, 내일 할 일 목록을 작성하고 잠자리에 드는 모습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촬영한 것이었다. 같은 유튜버의 다른 여러 영상들도 내용과 골자는 같았다. 하루를 그렇게 시작하면 시간적으로 여유롭고, 운동 등 해야 할 일을 새벽시간에 끝내 놓으면 퇴근 이후에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자유롭고, ‘새벽 몇 시에 일어나기’라는 미션을 성공하면 자신감이 생겨 업무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코멘트를 들으며 ‘맞네, 맞아’하며 무릎을 쳤더랬다.    


그리고 다음날, 신기하게 오전 5시에 울리는 벨소리가 싫지 않았고(사실 잠들기 전부터 ‘내일이 빨리 왔으면’ 하고 바랐던 것 같다. 평소에는 그 반대의 생각을 많이 하는데 말이다.) 가뿐하게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일찌감치 사무실에 출근을 했다. 기분이 무척 좋았고, 업무도 여유롭게 했으며, 점심시간에는 운동까지 다녀왔다. 세상에.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청이 불여일견이며, 백독이 불여일견이다. 사실 한편으로는 특별할 것 없는 영상이었지만(다른 한편으로는 그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 꾸준한 성실함이라니!) 나의 뇌에게는 정말 긍정적이고 확실한 자극이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 영상을 보고 난 다음날부터인 것은 우연일까 긍정적 자극의 결과인 걸까. 나도 어쩌면 글쓰기를 넘어서 영상으로 촬영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백견이 불 여일행이니까!    

그나저나 아침 일찍 일어나는 행위의 묘미를 알아버려서 큰일 났다. 며칠이나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은 만끽하는 걸로!    


#백문이불여일견 #조기기상 #계획 #자기 계발 #아침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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