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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ite Gold Jul 23. 2020

채식 위주의 식사

시도만으로도 오케이

채식주의에 대한 로망.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 글에서 채식주의는 - 프루테리언(fruitarian) 극단적 채식주의자로, 채식 중에서도 과일과 견과류만 허용한다. 이들은 식물의 뿌리와 잎은 먹지 않고 그 열매인 과일과 곡식만 섭취한다.

- 비건(vegan) 완전 채식주의자로, 육식을 모두 거부한다. 즉, 육류와 생선은 물론 우유와 동물의 알, 꿀 등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일절 거부하고, 식물성 식품만 먹는다. 

-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 육류와 어패류, 동물의 알(달걀 등)은 먹지 않고 우유, 유제품, 꿀은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 오보 베지테리언(ovo-vegetarian) 육류·생선·해물·우유·유제품은 먹지 않지만 달걀은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vegetarian) 채식을 하면서 달걀이나 우유, 꿀처럼 동물에게서 나오는 음식은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 채식을 하면서 유제품, 가금류의 알, 어류는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등 모든 종류의 것을 아우르며 명칭 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나 같은 경우에는 채식이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1. 소, 돼지, 닭을 기르면서 지구의 환경을 너무나 많이 파괴한다는 점 

2. 건강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육된 동물들은 건강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점 3. 당연히 건강하지 않은 고기를 먹은 사람은 건강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4. 고기 섭취는 인간의 장수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건강하게 젊음을 유지하며 장수하기 위해서는 장내 유익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고기 등 적절하지 않은 식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장내 유해균은 과다 생성되고 장내 유익균은 사멸된다는 내용 / 롱제비티-Longevity-에 관한 내용)     

하지만 거대한 식욕을 자랑하는 나는(토음인으로 강한 위장을 타고 남) 고기를 참 좋아하고 잘 먹고 잘 소화시킨다. 학창 시절에는 닭고기에 미쳐(?) 있었다가 첫 아이 임신 후에는 나도 모르게 닭고기를 멀리하게 되었고, 8 체질 중 토음인으로 감별받은 후로는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닭고기 후로는 소고기에 미쳐(?)서 자취방에서 소고기를 사다가 밥과 쌈도 없이 소금, 쌈장, 복분자 주와 함께 먹는 것을 가장 즐겼었고, 최근에는 토음인에게는 돼지고기가 좋다 하여 수육, 항정살, 갈빗살, 목살 등을 열심히 먹어왔더랬다.(사실 소고기 스테이크와 치킨은 아직도, 언제 먹어도 늘 너무너무 맛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채식 위주의 식사에 도전해 보자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또 몇 있다.

1. 최근에 롱제비티(Longevity) 식단을 허용(?) 하면서 나의 8 체질 식단의 균형이 살짝 무너졌고(버섯, 호두, 당근 등 평소에 먹지 않았던 식재료 허용)

2. 살짝 무너진 김에 아주 그냥 매운 고춧가루, 닭고기, 카레 등 8 체질 식단 중 먹지 않았던 음식도 마구 먹었더니 얼굴에 여드름이 꽤 많이(한 5년 만에!) 났다.

3. 아무거나 막 먹다 보니 식욕도 폭발해서(먹으면 먹을수록 식욕이 느는 스타일) 많이 먹고 두 번 먹고 자주 먹는 일이 수일간 지속되니 살도 찌게 된 것이다.  

4. 그 와중에 스트레칭을 따라 하기 위해 시청했던 유튜버의 영상 중 하나에 ‘채식하며 운동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채식 이야기를 하자 구독자가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꼭 전파하고 싶어 지속적으로 언급을 하게 된다’는 진솔한 이야기에 내 마음도 흔들렸다.

결국 유튜버의 설명으로 인해 그리고 살짝(이라고 믿고 싶다) 망가진 내 몸의 균형을 되돌리고자 디톡스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채식 위주 식사에 도전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하는 김에 설탕과 밀가루도 최대한 피해보기로 했다.    


나는 원래 16시간 공복을 지키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하루에 두 끼만 먹는 사람이다.(아침을 굶고 11시경 점심식사, 17시경 저녁 식사를 하고 늦어도 저녁 7시까지만 음식을 섭취 / 아침에 출근 후에는 디카페인 커피만 한잔 마신다.)

1일 차에는 점심으로 샐러드(야채와 견과류 그리고 올리브 오일이 가득 든 꽤 많은 양의 샐러드)와 그린스무디(케일, 익힌 브로콜리, 블루베리, 바나나 그리고 물) 그리고 바나나 푸딩(바나나는 으깨고, 연두부 으깬 것 올리고, 마지막 코코넛 요구르트를 올린 것)을 먹었다. 

저녁도 동일. 좋았던 점은 바나나 푸딩을 마지막에 먹으니 단맛 덕분에 완전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식사 후 달콤한 것 먹어주는 것이 진정한 마무리로 느껴지는 것은 저뿐인가요?)

2일 차에는 샐러드에 짭짤한 케일 올리브 볶음 그리고 밥 대신 연두부를 먹었는데 맛도 좋고 포만감도 들고 아주 마음에 들었더랬다. 중간에 입이 심심할 때는 피스타치오를 10알 정도 까먹었다.

3일 차에는 업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동료와 외식을 했는데 타코 샐러드를 먹었고(소스는 빼 달라고 함) 저녁은 샐러드와 그린 스무디를 먹었다.    


여기까지 실시 후 느낀 점. 속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다. 졸음이 쏟아진다. 하루 종일 무지무지 졸리고 계속 졸려서 사실 일하는데 집중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자극적인 음식, 고열량의 음식을 먹느라 내가 그동안 얼마나 에너지 과잉 상태였는지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밤에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면 채식을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기운이 없지만 채식을 지속할 경우 몸이 스스로 패턴을 찾아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음식을 준비하는 데 있어 한정적인 재료와 조리법으로 인해 선택의 폭이 좋고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매일 매끼 새로운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무의식 속 편견들은 일하는 엄마를 괴롭힐 때가 있다.(아, 물론 내가 채식 위주 식사를 실천하는 동안 가족들은 평소대로 잘 먹였다) 가족들과 같은 메뉴를 먹게 되면 아이들이 남긴 음식은 아까워서 내가 다 먹고, 먹는 김에 냄비와 반찬통에 남은 것까지 더 먹었었는데, 별도의 채식 위주 식단으로 식사를 하다 보니 불필요한 음식 섭취를 줄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어지러움도 두어 번 느꼈다. 하지만 머리가 핑 돌면서 나의 무게감을 내가 지탱하지 못할 거 같은 어지러움이 아닌 아주 잠깐의 가벼운 어지러움.    


세상에는 맛난 것이 너무나 많고, 이것저것 맛보고 해 먹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1년 365일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우선 평일에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주말 정도에만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5일 동안 몸을 깨끗이 하면 그동안 장내 유익균이 많아질 것이고, 2일 정도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그동안 몸에 많이 만들어진 유익균 군대가 유해균들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훨씬 수월할 테니까.    

업무에, 행사에, 기타 등등 평일에도 채식이 아닌 평범한 식사 또는 외식을 해야 할 일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가능한 한 범위에서는 최대한 매끼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 보도록 해 보아야겠다.    


* 다짐만 하는 글은 읽는 것도 쓰는 것도 별로인데, 그저 3일간의 체험을 나누고 싶었다. 어쨌든 파이팅.    


#채식주의 #채식 위주 식사 #시도 #건강 #롱제비티 #간헐적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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