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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마발 Jun 09. 2021

새 출발

셋이 모여 202! 1화

오마발, 욱작가, 썸머 우리 셋은 2012년, 경기도 소재의 모 대학 만화과에서 처음 만났다.


만화 스토리를 공부하고 싶어서, 만화가 좋아서, 그림이 좋아서 모인 우리 셋은 그때의 인연을 시작으로 '202 STUDIO'라는 이름으로 뭉쳐 지금은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다.


만화과를 다녔지만 축구와 글을 더 좋아하는 나는 실력이 한참 부족함에도 그림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운이 좋게 축구와 관련된 몇 가지 작품을 연재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만화가를 꿈꿨던 욱작가는 만화를 많이 사랑하는 녀석이다. 하루 종일 만화를 보고, 그림을 그리더니 어엿하게 대형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멋진 만화가가 되었다.


썸머는 개성 넘치고 멋진 일러스트를 그린다. 우리와 함께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팀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우리는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도전을 해왔다. 전시회를 열었고, 공모전에도 나가고, 상품도 만들어 보고, 연재도 해봤다. 그 속에서 우리는 성공도 해봤고, 패배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 빈털터리로 올라온 서울에서의 생활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참혹하고 힘들었다.


서울에 막 이사를 했을 때 우리는 돈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기본적인 가전조차 갖춰지지 않았다. 냉장고가 없어 음식을 보관할 수 없었고, 가스레인지가 없어 요리를 할 수 없었다. 당연히 세탁기도 없었으니 빨래는 코인 빨래방을 이용해야 했었다. 심지어 한여름에는 에어컨이 없어 집에서 더위를 먹는 일도 발생했었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기도 빠듯했던 시간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버텼다.


그렇게 버티다 보니 하나 둘 가전과 가구가 채워지기 시작했고, 가끔은 여유를 부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 사이 우리에게 많은 변화도 있었다.


나는 미루고 미루던 군대를 다녀오고 다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욱작가는 차근차근 위로 올라갔고, 썸머는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내가 전역을 한 후, 우리 202 STUDIO는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것들, 더 멋있는 것들, 더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실패하고, 좌절하고, 성공을 맛보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혼자가 아니고, 둘이 아니고, 셋이니 잘 버티고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이렇게 글로 기록해보려고 한다.




*202 STUDIO는 ‘이백이 스튜디오’가 아니라 ‘이공이 스튜디오’라고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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